"사상 유례없는 겨울장마는 시설재배농민에게 재앙 수준이다. 예년 강수량의 3배가 넘고, 그 기간 또한 길다. 2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38일간 맑은 날은 채 이틀도 되지 않았다."
농민들이 요즘 들어 잦은 비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햇볕을 보지 못한 하우스 작물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각종 곰팡이로 인해 포기째 주저앉고 있다. 이에 시설재배농가들이 비 피해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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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연합 경남연합 회장이 23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열린 '시설재배농가 비 피해 대책 촉구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 등 농민단체로 구성된 '경남농민연대(준)'는 23일 오전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겨울장마' 대책을 촉구했다.
겨울장마로 수박, 딸기 등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도 피해를 보고 있다. 산청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양정석 산청농민회 회장은 "지난해 8~9월에 딸기 모종을 심어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해가 나지 않으니 벌이 움직이지 않아 '수정'을 못하고 있다"며 "한 달 내내 흐린 날씨로, 시설하우스 농가의 피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함안에서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빈지태씨는 "햇볕을 쬐지 못하니까 수박이 수정을 못하고 있다. 뽑아내고 다시 심으려고 해도 묘종이 없을 정도다"면서 "수박 농가들이 지역경제를 살렸는데, 지금은 농협 공판장조차 개설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민웅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요즘 농민들은 하늘을 보며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잦은 비로 시설재배농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이것은 자연재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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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농민연대(준)는 23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재배농가 비 피해 대책을 촉구했다. ⓒ 윤성효
"이상기후 현상을 자연재해로 인정하라"
경남농민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농민들은 언제나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최근 자주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는 농가경영에 치명적인 상황"이라며 "생산비 급증과 이상기후의 연속으로 농민들은 작물 걱정과 빚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이상기후 현상을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특별재해지역 선포와 피해대책을 수립할 것"과 "각 시·군·도청은 시설재배농가 피해상황을 조속히 파악하고 생산비 급증과 소득감소에 따른 경영안정자금을 책정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농사소득 급감에 따라 각종 농사자금과 농자재 자금의 이자감면과 상환유예를 실시할 것"과 "반복되는 재해로 인한 농사 피해의 근복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경남도청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16일 정부에 '자연재해 인정 건의서'를 보내 놓았다"면서 "정부에서 자연재해로 인정해야 지원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지금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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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농민연대(준)는 23일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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