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침대 그 속엔 어떤 비밀이?

일부 온라인 쇼핑몰서 벌어지는 '재탕'의 현실 <불만제로>에서 파헤치다

등록 2010.03.25 19:52수정 2010.03.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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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서랍장을 구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도 썩 좋았고 가격이 저렴해서 맘에 들었는데 막상 물건을 받고 나서 크게 실망했습니다. 균형이 맞지 않아 서랍이 잘 닫히지 않고 어긋났으며 속의 마감재들은 쓰다 남은 합판으로 대충 붙여놨더군요. 몇 개월 되지 않아 결국 서랍장 중 한단이 내려 앉았습니다(아래 사진).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순간 떠오르더군요.


a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서랍장. 쓰던 합판 조각으로 마감해놓은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이음새 부분도 나사나 못이 아닌 스테이플러로 간단하게 돼 있다. 몇개월 지나지 않아 이 서랍장중 일부가 망가졌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서랍장. 쓰던 합판 조각으로 마감해놓은 모습이 역력히 보인다. 이음새 부분도 나사나 못이 아닌 스테이플러로 간단하게 돼 있다. 몇개월 지나지 않아 이 서랍장중 일부가 망가졌다. ⓒ 윤태


a  위 사진에서 이 가구의 마감을 어떻게 했는지 잘 보셨죠. 몇개월 지나지 않아 마감재 일부가 내려 앉으면서 이렇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제대로 닫히지도 않고 그냥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역시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합니다.

위 사진에서 이 가구의 마감을 어떻게 했는지 잘 보셨죠. 몇개월 지나지 않아 마감재 일부가 내려 앉으면서 이렇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제대로 닫히지도 않고 그냥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역시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합니다. ⓒ 윤태


신혼때 들여놓은 유명 메이커 서랍장과 상당히 흡사한데 품질은 완전히 '꽝'이었습니다. 인터넷 쇼핑물에서 부담 없이 살 물건과 직접 살펴보고 사야하는 물건이 따로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저렴하고 넓다는 서랍장 인터넷에서 구입해 보니

가격 맞추기 위해 어쩔수 없이 폐자재 사용한다니... '어이 상실'

그런데 지난 24일 MBC <불만제로>에 방영된 '온라인 가구의 비밀'편을 보고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침대와 매트리스를 해부했는데 재활용 합판에 벽지까지 붙어있고 곰팡이까지 피어있는 즉 폐자재 쓰레기로 침대를 만들었더군요.

환경호르면과 집먼지 진드기의 온상, 녹 슬고 곰팡이 핀 재탕 스프링, 폐옷, 폐천을 사용하고 재탕에 재탕을 거듭한 내장재. 잡다한 유해물질로 이루어진 매트리스속 내장재. 아이들이 그 위에서 뛰어놀 때 각종 호홉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한 물질들이 침대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니....


지난 2008년에도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중에 불량 침대, 가구 등에 대해 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재탕 매트리스 실태>라는 동영상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a  폐옷, 폐천 등 비위생적인 것으로 재탕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만든 재탕 매트리스. 경악 그 자체였다.

폐옷, 폐천 등 비위생적인 것으로 재탕하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만든 재탕 매트리스. 경악 그 자체였다. ⓒ


겉으로 보기엔 늘 깔끔하기만 하던 침대 매트리스 그 속에 그렇게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었다니... 또한 인터넷 검색에서 매트리스 공장에서 몇 개월간 일한 경험담을 털어놓은 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명 '쓰레기' 등 폐자재로 비위생적인 매트리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낱낱이 적어놓은 글이지요. 2008년에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뤄 불량 침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는데도 왜 이렇게 악순환이 되는 걸까요?


<불만제로>에서는 이렇게 재탕하지 않으면 온라인 최저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단가가 안나온다며 비위생,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폐자재의 재탕을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침대,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가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물 등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침대 등에 대해서는 더욱더 주의를 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침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온라인 쇼핑몰 상품정보나 광고, 홍보 문구만 믿고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가장 좋은 방법은 매장에 가서 속 내용물도 직접 확인해보고 관계자 설명도 들으면서 꼼꼼히 살피며 가구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쇼핑몰에서 싼 맛에 덥석 가구를 골랐다가는 저 같은 경우나 <불만제로>처럼  쓰레기 가구를 돈 주고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돈 아깝고 속았다는 느낌의 배신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안전과 건강과도 직결돼 있으므로 가능하면 믿을만한 브랜드로 직접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불만제로> 방영에서 보았듯이 재탕 스프링 등이 폭푹 튀어나와 아이들이 다치게 됩니다.

싼건 비지떡, 비싼게 제값 제대로 된 침대 안된다면 이불 펴는게 나을 터

비싸더라도 안전을 위해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싼게 비지떡', '비싼 만큼 제값 한다'는게 바로 이런 경우지요. 단지 불편과 부족함을 넘어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불량 침대와 가구.

전에 유명브랜드의 모 침대회사에서 했던 광고 카피가 생각납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그만큼 침대는 편안한 수면을 위한 기술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인데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해서 폐자재, 폐옷 등의 쓰레기를 내장재 등으로 이용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건강까지 위협하면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세상입니다.

보기에 좋고 가격 싸고 현란한 광고문구에 혹해  클릭 한번으로 온라인상에서 가구를 쉽게 결정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안전, 위생, 성능 등 특별한 기능을 요하는 경우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이와 함께 가능하면 안전, 위생, 성능면에서 뛰어난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기업 이미지가 있는 만큼 쉽게 '장난질'은 못할 것입니다. 단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가격과 제품의 질을 모두 만족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죠. 가격이나 품질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하며 사는 것이 일반인들의 삶인데 지난 24일 MBC 불만제로의 온라인 가구는 정말 아니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침대 아예 생각하지 말고 이불을 깔았을텐데 말이죠.

a  며칠전 누군가에게 공짜로 준 우리집 침대 매트리스. 왜 재활용센터에서 이 매트를 공짜로 가지고 가려고 했는지 어제 <불만제로> 재탕 매트리스 내용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며칠전 누군가에게 공짜로 준 우리집 침대 매트리스. 왜 재활용센터에서 이 매트를 공짜로 가지고 가려고 했는지 어제 <불만제로> 재탕 매트리스 내용을 보고 알 수 있었다. ⓒ 윤태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 함께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함께 올립니다.
#재탕 매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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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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