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국씨가 이 수석에게 들었다는 워딩을 불러 줄게요. "회견 취소하면 뒤를 봐주겠지만 강행하면 여러 가지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던데요.
"내가 확인해 본 건데… 내가 필요하면 통화기록까지 보여줄게요. 중간에 연결해 준 친구가 '내가 옛날부터 잘 아는 친구라서 (김영국을) 만났는데, 내일 기자회견 안하겠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나는 그때 저녁식사 약속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그렇다면 잘된 일이다' 그 말 하고 끊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좌파라는 얘들은 그렇게 후안무치한가? (기사 나가면) 소송 내서 끝까지 할 거니까 알아서 하라고 해."
- 김영국씨는 좌파도 아니고 한나라당 당직자였어요.
"아니, 좌파고 뭐고 간에 그런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다니는 건 말도 안 되지. 앞뒤가 맞는 소리를 해야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 전화를 왜 받겠어?"
- 김영국씨와 통화한 적 없다는 거죠?
"100% 없다. 내가 왜 나서냐? 정무(수석) 같은 데서 할 일이고… 터무니없는 소리 하면 안 된다. 이를테면, 옆에서 내가 (A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왜 내가 통화하지도 않은 것을…"
하지만 김영국씨는 이미 '그날 밤의 진실'에 대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말해둔 상태였다. 명진 스님이 11일 법회에서 밝힌 것을 보면, 김씨는 명진 스님 등 불교계의 다른 인사들에게도 이동관 수석과의 직접 통화에서 협박성 회유를 받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명진 스님은 법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이동관 수석은 김영국 거사에게 '선거법 위반으로 사면 복권이 아직 안 됐을 텐데, 모두 풀어줄 테니 기자회견 하지 마라, 네가 원하는 것 다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김 거사가 기자회견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하니, 이동관 수석이 전화기에 대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다했다."
'직접 통화' 사실이면 정권 도덕성 치명타... 거짓이면 명진 스님 신뢰성 타격
김영국씨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성남시장 후보를 돕는 과정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수석의 직접 통화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면복권·뒷조사 운운이 사실이라면, '봉은사 외압' 의혹 사건은 정권이 개인의 약점을 동원해 진실의 은폐를 기도한 사건으로 확대된다.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사안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 수석과 김영국씨 간의 직접통화와 이 수석의 협박성 발언도 없었다면 김씨와 그의 발언을 옮긴 명진 스님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번 '진실게임'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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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 "이동관 홍보수석과 직접 통화 '기자회견하면 뒷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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