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사랑방이 된 선거캠프 오한흥 후보의 활동을 보도한 기사로 장식한 선거캠프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방문해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었다. 오 후보는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선거캠프 앞마당에서 주민들과 지역현안을 토론하는 촛불집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정지환
넷째, 오한흥 후보는 명함과 어깨띠 등 홍보물을 주민과의 소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어깨띠는 예비후보에게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선거운동 도구다. 하지만 유권자의 냉소적 반응이 팽배한 분위기에서 어깨띠를 두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옥천에서 어깨띠를 사용하는 예비후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 후보만이 예외였는데, 실제로 그의 선거캠프에는 여러 개의 어깨띠가 구비돼 있었다.
'정단공천은 거저줘도 안하네요''군수 앞에서 빌빌대는 그런 못난 군의원은 되지 않겠습니다'오 후보가 가장 많이 두르고 다니는 어깨띠 문구이다. 특히 한 군수의 차명계좌 적발을 계기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히면서 두 번째 문구가 뒤늦게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가 옥천을 방문했을 때도 그는 이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내와 군청을 활보했다.
'동문회장이나 친목계 유사를 뽑는 게 아닙니다. 문중 대표를 뽑는 건 더더욱 아니구요. 능력도 중요하지만 군수를 견제하고 긴장시킬 수 있는 그런 군의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질 않습니까?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6월 2일, 눈밝은 유권자들의 선택, 오한흥'오 후보는 이런 내용을 아주 작은 활자로 인쇄한 어깨띠도 두르고 다닌다. 사람들이 이것을 읽으려면 당연히 후보자에게 가까이 다가와야 하고, 그때 오 후보는 대화를 시도한다. 오 후보는 "어깨띠에는 기호와 이름만 적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건만 사람들은 기존의 관행을 습관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조금만 발상을 바꾸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 유권자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 너무나 많다"고 역설했다.
"선거판 사기극, 이제 유권자가 끝내야 합니다"다섯째, 오한흥 후보는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면 무조건 방문해 명함을 살포하는 유권자 접촉 방식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다.
가령 오 후보는 연고주의가 강조될 수밖에 없는 초상집, 동문회, 친목회 등에도 발걸음을 끊었다고 한다.
"초대받지 않은 행사장이나 초상집을 방문한 예비후보들이 벌떼처럼 나타나서 불쑥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무차별 살포하는 것이 현재 전국에서 진행되는 선거운동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를 짜증나게 만들고 후보자의 의욕만 꺾어놓는 이런 사이비 선거운동이 수십 년째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은 참으로 국가적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미화원들을 만나 보니 청소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후보자 명함이라고 하더군요."물론 오 후보가 유권자 접촉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직능단체나 이익단체가 후보들을 불러서 토론을 벌이며 자질을 검증하는 경우에는 흔쾌히 참석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성격의 모임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유권자의 자세 변화도 중요하다는 것이 오 후보의 생각이다.
"유권자가 타락했고 무지하기 때문에 관권선거나 금권선거가 효과적이라는 일부 선거꾼들의 주장은 지독한 편견일 뿐입니다. '노사모'로 상징되는 선진적인 유권자의 생활정치를 통해서 이러한 편견과 선입견은 이미 깨졌습니다. 배신을 주제로 한 속고 속이는 선거판의 사기극을 눈밝은 유권자가 끝장내야 합니다." 오한흥 후보는 유권자가 위대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무모해 보이는 모험도 시작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확신이 맞다면 유권자가 나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고, 이 확신이 틀리다면 나는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면서 "그런 마음으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기에 아무런 걱정도 없고 도리어 신명이 난다"고 말했다.
5월 13~14일 후보등록과 더불어 보름간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오 후보는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더욱 참신하고 재미있는 방법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언론이 주목하고 다룰 수밖에 없는 다양한 흥행 카드 준비를 이미 끝내놓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밝혀둘 것이 하나 있다. 애초에 필자는 이 기사의 제목을 '오한흥의 군의원 선거운동 분투기'로 정했었다. 그런데 막상 취재를 끝내고 기사를 작성하면서 '즐거운 선거운동기'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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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환 기자는 월간 말 취재차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언론, 지역, 에너지, 식량 문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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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포기하는 '바보 후보' 있단걸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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