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예술을 알려면 '공자'와 '예'를 버려라

동방예의지국에 갇혀버린 예술

등록 2010.04.25 10:38수정 2010.04.2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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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孔子)의 7대손 공빈(孔斌)이 약 2300년 전에 쓴 동이열전(東夷列傳)에 우리를 동방예의지국이라 적었는데, 이에 감읍한 우리는 일상생활은 물론 정신까지도 완벽하게 유교사상으로 무장을 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손대대로 이어 유교사상을 지켜나가도록 강제를 동원한 교육을 시켰다. 그 결과 특히 남녀유별을 강조하는 유교의 특성에 의해 문화예술에 여성의 나체가 나오면 일단 예술을 예술로 보지 못한다. 일단 외설로 놓고 작품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결국은 이러한 예술 문맹자들에 의해 수많은 예술가들이 외설가로 낙인찍히고, 예술이 외설로 추락되고 만다. 이러한 우리의 답답한 문화적 현실에 "예술을 예술로 보라!"며  외치는 한 연극연출가의 고독한 절규가 무대 뒤에서 맴을 돌다 메아리 되어 터져 나왔다.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드 마리보의 논쟁(La Dispute)을 무대에 올린 서울공장 임형택 연출가는 세간에 여성들과 남성들의 전라연극으로 화제를 모은 연극이라는 평에 무척 분노하고 있다. 심지어 연극을 관람한 적도 없는 기자와 비평가들이 오직 공연시간 내내 여성이 나체로 무대에 선다는 내용만 가지고 '더 이상 볼 필요도 없는 3류 외설극'으로 간주하여 글을 써대는 것에 대해 "이것은 예술전반에 대한 모독!"이라고 외쳤다. 또 연극을 관람한 사람들조차도 극의 전개와 흐름에 따른 당연한 배우들의 누드를 단지 누드를 위한 연극으로 초점을 맞추고 평가해 버린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예술가들은 진짜 예술과 외설에 대한 '논쟁'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연극 '논쟁'은 과연 여자와 남자 중 누가 먼저 사랑을 배신하는가에 대한 오랜 논쟁의 해답을 찾기 위해 여아 2명, 남아 2명의 갓난아기를 제각각 독방에 격리시켜 키웠다가 에덴동산과 같은 상황 속에 서로 처음 이성적으로 만나게 하여 관찰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무대는 에덴동산과 같은 상황이기에 배우들도 자연히 전라여만 한다. 극이 종반에 이를 때쯤에 전라의 배우들이 사회의 형식화 된 '옷'이라는 도구를 걸친다. 관객들은 순간 답답함을 느낀다. 배우들을 통해 일시적으로나마 느꼈던 사회의 구속 된 틀에서 맘껏 해방감을 느꼈다가 다시 틀 안에 갇히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작품의 내용에 빠져서 연출가가 하고자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어떤 예술철학을 논하고자 하는지만 따지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이젠 우리들도 공자의 '예'라는 가식을 훌훌 벗어버리자 다함께 알몸을 드러내보자. 그리고 자신들을 돌아보자. 성에 대한 관심은 신이 '번식하여 번영하라' 내려 준 축복이다. 거짓된 가면을 벗고 참모습으로 우리들도 모두 다함께 옷이라는 사회적 구속물을 벗어버리고 무대로 뛰어올라가 보자 그러면 예술이 예술로 보일 것이다.

 

 "연극은 흐름일 뿐 누드가 주제가 아니다!"고 외치는 임형택 연출의 '논쟁'이 23일부터 5월1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블랙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이 펼쳐진다.

2010.04.25 10:38 ⓒ 2010 OhmyNews
#누드,나체,나신 #공자 #논쟁 #아담과 이브 #에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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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특집부 편집부장을 비롯하여 지방일간신문사와 주간신문사 그리고 전문신문사(서울일보, 의정부신문, 에서 편집국장을 했었고 기자로도 활동 하였으나 지방지와 전문지라는 한계가 있어 정말 좋은 소식인데도 전국에 있는 구독자분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전국적으로 이름난 오마이 뉴스의 시민기자가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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