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에서 만난 이동훈 발레리노, 연극 <코펠리아> 해설 준비로 바쁜날들을 보내고 있다.
곽진성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 은상, <신데렐라>의 주역. 2009년은 이동훈에게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 부상이란 큰 시련이 닥쳤기 전까지는 말이다.
"신데렐라 공연 중, 스트레스 골절 부상 진단을 받았어요. 독감 등이 겹쳐서 몸이 안 좋았죠. <신데렐라> 공연도 중간에 배역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서 가슴앓이도 많이 했어요.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이 그러지 못하니까 멍해지더라고요. 한동안 무용을 못하고 푹 쉬어야 했어요." 무용가들에게 치명적인 부상, 그렇기에 슬럼프가 찾아올 만도 했다. 하지만 이동훈 발레리노는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를 긍정의 힘으로 극복해나갔다.
"문득 언제 이렇게 쉬어보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동안 스케줄이 빡빡해서 못했던 걸 해보자 생각했죠. 그래서 친구랑 전국 여행도 다니고 또 수영, 필라테스도 그리고 영어학원도 다니고 그랬죠… 다시 무대에 설 때 발전된 모습으로 나설 수 있도록요."부상 중에 발레 팬들에게 잊혀진 무용가가 될까 걱정했다는 이동훈 발레리노. 하지만 그는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의 응원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절 알아보는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팬이겠죠?(웃음) 기억에 남는 일은,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교복 입은 남자 학생이 MP3를 꽂은 채 오더니 '이동훈 발레리노시죠? 공연 잘봤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는 거예요. 남학생이 그런 경우는 처음이라 신기했죠. 또 동대문에 옷 사러 갔을 때는 주인분이 절 알아보시고는 다른 옷도 덤으로 챙겨주셨고요. 그리고 부상을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작은 일들이 고마웠고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정을 강하게 만들었죠."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과 자신을 잊지 않은 팬들, 이동훈 발레리노는 다시금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너무 쉬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그는 자신의 무용가로서의 목표를 제시한다.
"얼른 무대에 서고 싶어요. 열심히 연습해서 안무가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도록 노력해야지요.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을 비롯해 다양한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에요. 특히 롤랑쁘띠의 세작품은 개인적인 좋아하는 작품이고, 생존한 안무가가 연출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뜨거운 목표를 안은 이동훈 발레리노는 다시금 한발 한발 나가고 있다. <코펠리아>의 해설은 부상을 딛는 그의 첫 출발이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동훈, 그의 의미있는 발걸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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