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강연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
김시연
SBS-TV로 생중계된 기조 강연에서 캐머런 감독은 "<치킨리틀>, <베어울프>, <아이스에이지 3D> 등으로 수년 동안 만들어진 3D 파도에 <아바타>는 정점을 찍었을 뿐"이라며 "3D 르네상스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데 있어 혁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3D 스크린 비율은 40%에 불과했지만 <아바타> 수입 28억 달러 가운데 80%가 (3D에서) 나왔다"면서 "이는 단순히 티켓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라 관객이 최상의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관객의 변화를 강조했다.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가에서 <아바타> 상영을 계기로 3D 스크린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이런 달라진 관객 요구 때문이라는 것이다.
4년 반에 걸친 <아바타> 제작기간 중 2년을 3D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는 캐머런 감독은 앞으로 3D 혁명의 유일한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양질의 콘텐츠 생산임을 강조했다.
특히 어려운 기술과 비용 문제 때문에 2D로 먼저 촬영한 뒤 3D로 변환하는 시도에 대해 "섣부른 기술자나 천재가 나서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 개발에 나설 경우 시청자 두통만 유발해 태동하는 신시장의 목을 조를 것"이라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캐머런은 "<타이타닉>을 직접 3D로 전환하는 데 최소 1년, 1200만 달러를 투자할 생각"이라면서 "2D 영화를 3D로 8주 만에 전환하는 '마술 상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3D 전환은 <타이타닉>이나 <반지의 제왕>, <인디아나존스>처럼 이미 2D로 찍은 고전 영화에만 국한해야 한다"며 "앞으로 만드는 것들은 모두 3D로 촬영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