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심청>용궁에서 뭍으로 나오는 심청. 실제 물속에서의 발레장면을 영상으로 재현
유니버설 발레단
S# 1 토슈즈를 신은 심청기사의 제목을 써놓고 나니 뻘쭘하다. 세계화에 맞서는 우아한 방법(?)이라. 공연 리뷰를 기대한 이들이 의아해할 것 같다. 그러나 당당히 말하련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은 우리의 전통적 단아함을 서양의 문법을 빌려 말하되, 이제 문법의 '독'으로부터 탈피한 작품이라고.
발레는 철저하게 서양의 산물이다. 그리스 신화 속 무용을 관장하는 여신 테르프시코레의 현신으로부터 시작, 13세기 이탈리아 궁중에서 통치를 위한 방법으로, 화합과 용서를 구하는 메시지를 발전시키며 탄생했으며 이것이 오늘날 발레의 기초가 되었다.
발레는 철저하게 닫힌 체계를 지향한다. 기본동작을 수천 번 반복하며 기예에 가까운 정확성을 가진 몸을 가진 무용수를 탄생시킨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발레공연 레퍼토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러시아 작품이 대부분이다. 서양인의 신체구조와 그 형상에 따른 육체미를 균제한 형식이다 보니, 동양의 발레리나가 극복해야 할 한계들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의 전래 이야기 <심청>을 공연한다는 것은 발레작품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태도와 정서를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