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흔들고 큰절한 김문수, 사골 받은 유시민

[현장] 경기 광주시 찾은 두 후보, 같은 장소에서 다른 분위기의 유세 펼쳐

등록 2010.05.28 20:34수정 2010.05.2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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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 도중 한 지지자로부터 힘내라는 격려와 함께 사골을 선물받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 도중 한 지지자로부터 힘내라는 격려와 함께 사골을 선물받고 있다. ⓒ 남소연

야4당 단일후보로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 도중 한 지지자로부터 힘내라는 격려와 함께 사골을 선물받고 있다. ⓒ 남소연

 

# 장면 1. 파란색 점퍼를 입은 한나라당 선거운동원들이 태극기를 흔들었다. 유세장 한쪽에는 군복을 입은 베트남전전우회 회원들이 자리 잡았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갑작스럽게 절을 하자, 군중 사이로 김 후보의 이름이 연호됐다.

 

# 장면 2.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에게 한 시민이 사골 1kg을 건넸다. 정육점을 운영한다는 김문주(31)씨는 "유 후보의 진정성을 믿고 있다"며 "사골 먹고 힘내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피로회복제를 건네며 유 후보의 승리를 기원했다.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경안시장 입구에서 열린 김문수 후보와 유시민 후보의 유세는 정당 상징 색깔의 차이만큼이나 분위기가 매우 달랐다. 김 후보의 유세는 많은 이들을 동원해 잘 짜인 분위기에서 이뤄졌고, 유 후보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유세를 했다.

 

태극기 흔들고 큰절한 김문수 "광주 발전시킬 일꾼 뽑아달라"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김문수 후보가 경안시장 입구에 마련된 유세 차량 무대에 오르기 전, 대학생들로 이뤄진 '문수대통' 유세단이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이들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춤을 췄다.

 

김 후보는 이어 기다리고 있던 임향순 호남향우회전국연합 총재, 탤런트 한인수씨와 함께 유세 차량 무대에 올랐다. 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이 꽃다발과 태극기를 김 후보에게 쥐어줬다. 김 후보가 태극기를 흔들었고, 이에 선거운동원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 후보는 이날 10분간의 짧은 유세 연설에서 두 차례나 바닥에 내려가 큰절을 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그동안 광주시는 팔당상수원 규제 등으로 골병 들어 발전이 더뎠다, 도지사 재임 기간 동안 많은 규제를 풀었다"며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 모두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 일 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외쳤다.

 

김 후보의 연설에 가장 큰 박수를 보낸 이들은 베트남전전우회 회원들이었다. 이날 오전 수원에서 진보진영의 천안함 사고 조사 결과 불신을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를 마치고 이곳 광주로 왔다는 이들은 "유시민 후보의 국가관을 믿을 수 없다"며 "김문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외쳤다.

 

a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다 한 베트남전우회원의 경례를 받고 있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다 한 베트남전우회원의 경례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광주 경안시장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다 한 베트남전우회원의 경례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광주 지역 베트남전전우회를 이끌고 있는 우효진(65)씨는 "민주당 정권 때 북한에 퍼주기를 해서 돌아온 것은 어뢰 공격"이라며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 많은 사람들은 다 김 후보를 찍는다고 한다"며 "김 후보가 압승할 것 같다"고 전했다.

 

사골 받은 유시민 "전쟁 불사 외치는 한나라당 심판해달라"

 

신명 나는 분위기를 연출한 김 후보의 유세와 달리, 이보다 1시간여 앞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유 후보의 유세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목이 쉰 유시민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선거운동원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나라당을 심판해달라고 외쳤다.

 

유 후보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전쟁 분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그는 "전쟁이 나면 개성공단이 생긴 후, 뒤로 물러섰던 북한의 장사장포가 경기도 파주부터 서울 상암동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도 안 갔으면서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 군부대에 입소해 5박6일 유격훈련과 3박4일 100km 행군을 해보라"며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 맘 아프게 하지 말고, 자기 자식들부터 군대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난 뒤 지지자들이 유 후보에게 몰려 악수를 청했다. 이들은 "꼭 승리하십시오", "힘내십시오"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드링크제를 건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유 후보가 엮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를 내밀며 사인을 요청했다.

 

유 후보의 유세를 유심히 지켜보던 지역 주민 이지석(62)씨는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찍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야당을 찍을 것"이라며 "주변에서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유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더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너무 독선적"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 표를 줘 견제세력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2010.05.28 20:34ⓒ 2010 OhmyNews
#6.2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김문수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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