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한 이광재 후보 부친... 정세균 "비통하다"

[현장] 여야 지도부 원주 총출동... 정몽준 "아버지 고향이 강원" 표심 호소

등록 2010.05.31 19:06수정 2010.05.31 21:37
0
원고료로 응원
a

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배우 문성근씨가 이광재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홍현진


같은 장소에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열린 지원 유세였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지방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31일, 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 차 없는 거리. 낮 12시에는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오후 1시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각각 등장했다. '쫓기는' 이계진 후보와 '쫓는' 이광재 후보에게 '뒷심'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초반 20%대까지 벌어졌던 이계진 후보와 이광재 후보의 격차는 선거 막판 점점 좁혀져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비통한 정세균 "이광재 부친 폭행, 명백한 정치테러"

오후 1시 정세균 대표는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날(30일) 이광재 후보의 부친이 선거운동을 하던 중 폭행을 당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 이 후보의 부친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하고 오는 길이었다. 이 후보는 착잡한 표정으로 정 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한 피의자는 이 후보 부친의 신원을 확인한 뒤 뒷주머니에 있던 소주병으로 내려치려다 실패하자 거리에 내동댕이 치듯 쓰러뜨렸다고 한다.

정 대표는 "이 후보 부친에 대한 폭행 사건은 명백한 정치 테러"라고 주장했다. 그는 4년 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테러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고, 계획된 정치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한민국 정치와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졌는데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폭행 사건의 배후로 한나라당을 의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과거 강원도 선거가 늘 밋밋하게 흘러갔는데, 이광재 후보의 등장으로 한나라당에 일방적인 선거양상이 바뀌자 이를 반전시켜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어떤 목적으로, 누가 이런 일을 시켰는지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당 차원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강원도당 선대위원장인 조일현 전 의원의 목소리는 더 격앙됐다. 조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의도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의도된 행동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광재 후보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었고, 오늘 토론회도 무산됐다"며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토론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계획을 가진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부친의 폭행 사건을 당한 이광재 후보는 내내 비통한 표정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이 끝나는 내일(1일) 밤 12시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절절하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한나라당] 네거티브 정몽준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

a

31일 원주 중앙시장 차없는 거리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계진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 홍현진


민주당에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이계진 후보도 차 없는 거리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스마트유세단장 전여옥, 중앙선대위 대변인 안형환 의원도 이 후보 옆자리를 지켰다.

한나라당 원경묵 원주시장 후보의 유세차량 위에 오른 정 대표는 이광재 후보를 향해 곧바로 독설을 퍼부었다. 이계진 후보를 "산소같은 남자", 이광재 후보를 "연탄가스"에 비유한 그는 이 후보의 군 면제 의혹도 제기했다.

정 대표는 "강원도지사가 군대를 안 가려고 손가락을 잘랐다는 의혹을 받는다면 그런 사람이 강원도지사가 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박연차 게이트'를 동원한 비난전도 빼놓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광재 후보가) 박연차에게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2차 재판이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유죄로 벌금 100만원이 넘게 되면 도지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광재 후보는) 도지사 자리를 피신처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거듭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이광재 부친 폭행 사건으로 비통한 표정을 지은 민주당 유세단의 분위기와는 달리 한나라당 유세는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정 대표는 유세장에 나온 노인들을 향해 "저희 아버지 고향이 강원도인 것 아시죠"라고 친근감을 나타내며 표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벌어진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6.2 지방선거 #이광재 #이계진 #정몽준 #정세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2 대통령 온다고 수억 쏟아붓고 다시 뜯어낸 바닥, 이게 관행?
  3. 3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
  4. 4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5. 5 '질문금지'도 아니었는데, 대통령과 김치찌개만 먹은 기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