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신과 인간전활에 시위를 매는 에로스
영국박물관 신탁위원회
이외에도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다양한 면모를 미술작품을 통해 즐길 수 있다. 사랑의 악동, 에로스의 모습을 보라. 에로스의 화살촉은 다이아몬드로 되어 있다. 결국 그 누구도 그 화살을 맞으면 사랑에 빠진다. 다이아몬드의 뜻이 '모든 것을 정복하는'이란 뜻을 가진 건 바로 신화 속 메시지에서 유래한다. 어린 시절부터 즐겨 그리스 신화를 탐독해왔지만 대부분 우리가 신화를 접하는 태도는 '그들의 이야기'로 끝나기 일쑤였다.
그리스 신화가 고전이 된 이유는 오늘날까지 인간의 전형과 내면을 통찰하는 힘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이 어디 세월이 흐른다고 바뀔쏜가? 신들의 쟁투와 연합, 전쟁을 불사하며 때로는 인간을 매개로 내세워 대리전까지 일삼는 그들의 모습은 권력이란 사회적 장치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인간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스는 동성애가 합법적으로 이뤄진 곳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정신적 사랑이라 포장되는 플라토닉 러브란 실제로 운동선수들이 몸을 단련하는 연무장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어린 소년에 대한 성인 남성의 구애를 에둘러 표현한 것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