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독일 전에서 대패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호주국영 abc-TV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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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6월 14일 오전 9시) 14일 새벽 '파워하우스' 독일에 4대0으로 완파당한 호주 '사커루즈'에 비상이 걸렸다. 앞으로 남은 두 게임에서 반드시 이여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것. 호주는 아프리카 최강팀 가나와 유럽의 강호 세르비아 전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새벽 4시의 늦가을 추위 속에서, 수만 명이 길거리 응원을 펼친 시드니와 멜버른 등의 '사커루즈' 팬들은 호주의 무력한 게임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주전선수들인 해리 큐엘, 조시 케네디, 마크 브레시아노 등을 출전시키지 않은 핌 베어백 감독을 비난하기도 했다.
더욱이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사커루즈'의 확실한 골잡이로 자리 잡은 팀 케이힐(영국 프리미어리그 에버튼 소속)이 후반 11분에 퇴장 당해,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6월 19일 가나 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어 독일에 패한 것 못지않은 큰 손실을 입었다.
14일 아침, 호주 <채널7>에 출연한 존 알로이시(전 호주 국가대표)는 "이기기 힘들다고 해서 주전선수 세 명을 제외시킨 베어백 감독의 결정은 잘못"이라면서 "그의 결정은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사커루즈 정신(spirit of Socceroos)'을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핌 베어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서 "모든 게 풀리지 않았다. 이제 가나와 세르비아 전에서 승리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루카스 닐 주장도 "앞으로 남은 두 게임에서 6포인트를 얻어야 한다. 그걸 위해서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경기 종료 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긴급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78%가 "호주의 16강 진출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사커루즈'의 예선 2차전은 6월 19일 가나를 상대로 펼쳐진다.
"아시아 축구 최강팀 한국이 2004년 유럽 챔피언 팀인 그리스를 완파했다. 6월 13일 아침까지(이하 호주 현지 시각), 남아공월드컵 최고의 팀은 한국이다. 첫 경기를 마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영국까지 포함해서 한국이 최강이다.""6월 14일 새벽에 벌어지는 호주-독일 경기에서 호주도 한국만큼 잘 해야 한다. 남아공월드컵 8강 진출을 통해서, 2022년 월드컵 유치 효과를 노리고 있는 호주가 한국의 첫 경기 결과에 긴장하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호주 <채널7>의 스포츠 캐스터 사이몬 보더가 한국-그리스 경기를 보도하면서 던진 코멘트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호주의 속내를 솔직하게 내보인 반응이었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한국과 한판 붙어야하는 입장에서 한국의 선전이 호주한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그런가 하면 호주국영 abc-TV 제임스 마스토프 기자는 "두 명의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골을 넣은 스타 박지성 선수가 그리스의 월드컵 첫 승과 첫 골의 꿈을 앗아버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호주 월드컵 주관 방송사인 SBS-TV(우연하게도 한국과 이름이 똑같다)의 해설자는 "아시아 선수한테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박주영 선수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한국 공격수의 공간을 넓게 만들어주었다. 또한 차두리의 크로스를 받은 헤딩슛이 불발로 끝났지만, 그 이후 그리스 수비가 크게 흔들렸다"고 분석하면서 박주영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