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천안함 조작설, 철없는 사람들이..."

[대정부질문] "참여연대, 조금이라도 애국심 가져라" 맹비난

등록 2010.06.14 16:49수정 2010.06.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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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정운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일부 철없는 사람들이 천안함 침몰을 정부의 조작이라고 한다든가, 과거에 사회 발전에 기여했던 NGO가 유엔에 나가 (국가의) 얼굴을 훼손하는 것은 정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14일 대정부 질문에서 천안함 침몰 조사결과에 의문을 품고 있는 국민들과 시민사회단체를 겨냥해 "철없는 사람", "조금이라도 애국심이 있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격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정 총리는 이날 "인터넷에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위험한 생각이 떠돌고 있고, 시민단체가 조사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안보리 의장국에 발송했다"는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의 질의에 "참담하다, 정부를 이렇게 못 믿는다면 이 나라를 어떻게 움직이겠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1일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와 15개 이사국에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나 범인을 지목하는 것은 이르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참여연대는 이 서한에서 "한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 물기둥 설명 설득력 부족 ▲ 생존자 및 사망자 부상과 어뢰 폭발 상관성 부족 ▲ TOD 영상 존재여부 불투명 등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8가지 의혹을 함께 명시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정부가 객관적·과학적으로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고 국제기구와 55개 국가가 정부의 조사결과를 지지하는 마당"이라며 "조금이라도 애국심이 있었다면 천안함 피격 조사 결과를 유엔에 갖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로 중차대한 천안한 피격사건을 국제사회가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일치·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참여연대의 서한 발송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람들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신문을 보면서 의문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정 총리는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해 초당적인 위원회를 구성, 3년간의 조사 끝에 250만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펴냈는데 감사원 조사결과 발표는 너무 서두른 것 아니냐"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엔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저쪽 사람들이 우리에 비해 인내심이 많지 않나"라고 답해 의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군의 대응을 알고 싶어 했고 일찍 발표하지 않으면 억측이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던 정 총리는 "미국은 (9.11테러에 대해) 궁금하지 않았겠나"라는 반문에 이같이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 포기 안 돼, 내 소신이자 대통령 생각"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격한 표현'을 써가며 표결을 촉구했다. 야당의원들의 비난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이 지방선거를 통해 심판 받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직도 국민들이 원안과 수정안의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고 원안에 수정안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오해가 해소되지 않았다,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선전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야당의 '정치적 공격'으로 인한 선거 결과일 뿐이란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정 총리는 "오늘 의원들께서 대통령 연설을 듣고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이 제 소신이기도 하고 대통령 생각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정 총리는 "지방선거에서 이긴 분들이 그것을 토대로 해서 세종시 수정안은 (국민에게) 거부되었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분들의 주장은) 지방에서 축구 장비를 사줬더니 서울에서 야구를 하겠단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또 "정치라는 것은 눈앞의 표보단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고려해 잘못된 것을 재검토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만큼 민의에 따라 국회가 결정해주신다면 정부가 따르겠다"고 말했다.

 

앞서도 정 총리는 조배숙 민주당 의원의 세종시 관련 질의에 "역사의식과 애국심이 있다면 과거 정략적으로 만든 원안을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가 조 의원으로부터 "전 정부와 충청권, 전 국민을 모독한 발언"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2010.06.14 16:49ⓒ 2010 OhmyNews
#정운찬 #천안함 #참여연대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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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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