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긴 어렵지만, 명진스님께 심려 끼쳐 유감"

안상수 의원 '봉은사 외압설' 사실상 인정... 한나라당 대표 출마 선언

등록 2010.06.21 15:22수정 2010.06.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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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21일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봉은사 외압 의혹과 관련,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께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21일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봉은사 외압 의혹과 관련,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께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소연
한나라당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21일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봉은사 외압 의혹과 관련,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께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안상수 의원이 자신에게 제기됐던 '봉은사 외압설'을 3개월 만에 사실상 시인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안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나서 "봉은사 관련, 명진 스님과 김영국씨가 한 발언 내용은 작년 11월의 일이라 오래돼서 자세히 기억하긴 어렵지만,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불교계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기자들이 '봉은사 외압설'에 대해 더욱 자세히 말해줄 것을 요구하자 "그 부분은 (방금 말한) 그것으로 답변하겠다"며 "이것 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지난 3월 '봉은사 외압설'이 제기된 직후 "(여당) 원내대표가 감히 신성한 종교단체인 조계종 측에 외압을 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실제 어떠한 외압을 가한 일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날 안 의원이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단 것은 의혹을 부인해온 일관성도 유지하고 불교계에 유감을 표시할 수도 있는 방법으로 고안해낸 어법로 보인다. 자신의 당 대표최고위원 출마가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불교계의 반발에 대해 미리 조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상으론 '봉은사 외압설'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의원의 '봉은사 외압설'은 지난 3월 21일 서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폭로로 시작됐다.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전환시키는 문제와 관련해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13일 오전 7시 30분경, 안상수 대표가 시내 한 호텔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두어서 되겠느냐?'는 발언을 했다는 것. 안 의원과 조계종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그 자리에 참석한 김영국씨도 이틀 뒤 기자회견을 열고 명진 스님의 발언이 사실임을 주장했다.

 

한편 봉은사 측의 한 관계자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개적인 사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2010.06.21 15:22ⓒ 2010 OhmyNews
#안상수 #명진 #봉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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