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회장 "병역 혜택 관철" 발언에 누리꾼 '시끌'

"군 면제가 전리품?" vs. "군대보다는 해외진출"

등록 2010.06.23 13:16수정 2010.06.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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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후반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골세러모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 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서 후반전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골세러모니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병역 혜택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 노력하겠다."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23일 오전, 조중연 대한축구협회회장이 축구대표팀에게 선물을 내놓았다. 바로 '병역 혜택' 약속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적용 되었다가 타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로 폐지된 '16강 진출 시 병역특례'를 다시 부활시키겠다고 나선 것.

대한민국에서 상당히 민감한 이슈인 '병역'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누리꾼들은 격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조 회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올라오자 불과 4시간 만에 2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또 80여개가 넘는 댓댓글이 달린 댓글도 있는 등 온라인은 찬반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운동 쉬면 끝인데 김정우는 왜 남아공에?"

다음에서 '영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의 "운동은 쉬면 끝이다, 군대 면제 하는 게 맞다"는 주장에 곧장 "축구선수가 군대 간다고 운동 쉬면 김정우는 왜 지금 남아공에 있냐?"(송사리, 다음)는 반박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타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야구 대표팀이 WBC에서 준우승을 하고도 병역특례를 받지 못한 것과 비교해 "차별대우"(sah1****, 네이버)"라는 지적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리꾼 '아일랜드'는 "형평성 문제로 WBC 준우승 할 때도 병역혜택 안 줬는데, 병역혜택이 무슨 전리품이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야구를 제대로 하는 나라가 10개국이 안 되는데, WBC와는 비교하지 말자"(문킬, 다음), "야구는 전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인 축구랑 비교 자체가 안 됨"(캥, 다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를 다시 반박하는 글도 만만치 않았다. 누리꾼 '생명'은 "야구가 비인기? K리그 관중이 많냐, 프로야구 관중이 많냐"고 지적했고, '밝은아침'은 "(출전하는) 나라 수로 병역혜택 주고 안 주고가 갈리면 올림픽에서 양궁 등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형평성에 맞게 '다 주자'는 통큰 의견도 올라왔다. 병역법은 '올림픽 대회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바꾸자는 것이다. 누리꾼 '김현태'는 "선수들 고생하고 국민들에게 기쁨 준 것도 알겠는데, 축구 16강만큼 야구 및 타 종목도 세계선수권 등에서 순위 안에 드는 것이 힘들다"며 "형평성에 맞게 해주려면 다른 종목도 다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역특례 건의는 조 회장의 언론플레이"

 병역 특례 건의 기사에는 4시간 만에 댓글이 2500여개나 달렸다.
병역 특례 건의 기사에는 4시간 만에 댓글이 2500여개나 달렸다. 다음화면캡쳐

민감한 이야기인 만큼 올라오는 글의 80%는 특례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는 찬성 의견 역시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

누리꾼 '은서파'는 "우리나라 선수들은 병역문제로 해외진출의 어려움이 큰 만큼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글을 올렸고, 누리꾼 'baro****' 역시 같은 맥락에서 "큰물에서 놀아야 월드컵처럼 큰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며 병역 특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누리꾼 'khwe****'는 "그렇게 재밌게 보고 울고, 광분하더니만 꼭 군대는 보내야 되겠냐"며 "군대 보내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시켜 선수를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잘' 싸웠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한 경기를 보여주었던 대표팀을 비판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 '여름엔맥주'는 "니가 말한 게 우리 선수들은 아니지? 16강 진출에 결정적 공을 세운 아르헨티나선수들 병역 면제를 얘기한 거지?"라고 정색했고, 누리꾼 'toto****'는 "졸전 끝에 16강, 병역은 무슨"이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이처럼 반대 의견이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반대에 부딪혀 실현 되지 않을 병역특례 건의를 내건 조 회장에게 숨은 뜻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되기도 했다.

네이버 블로거 'ssollywood'는 "2009년 야구 대표팀에 대한 병역특례 논란 불거졌을 때 병역 특례는 불가하다는 최종 결론이 났다"며 "이미 사회에서 합의된 사안으로 조 회장의 건의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조 회장은 16강 진출을 이룬 성과를 활용해 대한축구협회가 축구 국가대표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를 통해 축구협회와 조 회장 자신의 이미지를 드높이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우리도 기사를 보고 병역특례 건의 사실을 알았다"며 "현재까지 건의를 위한 준비 작업 등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월드컵 #16강 #병역혜택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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