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전. 엽전 모양의 주화에도 다양한 애정행위 장면이 새겨져 있다.
이돈삼
성 역사교육관은 '19금' 전시관엽전에 다양한 체위의 애정행위 장면을 새긴 조선 시대 별전(別錢)도 눈에 띈다. '별전'이란 조선 후기 상평통보가 유통되던 시절 만들어진 일종의 기념주화. 인간의 욕망은 투박한 옛 동전의 금속 표면에도 디자인되어 꿈틀거리고 있다.
애정행위를 새긴 조각이나 그림은 향수병과 술병에도 오롯이 남아 있다. 달마상 밑바닥에도 있고, 여인네들의 보석함 안쪽에도 그려져 있다. 얼굴이 화끈거리면서도 그 디자인 감각에 어느새 마음이 홀린다.
전시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옥, 도자기, 뼈, 돌 등 갖가지 재료로 깎은 남근석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남근 모양의 옥돌을 연결해 놓은 염주도 보인다.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유물이란다. 일상에서 알아야 할 성 지식도 얻을 수 있고, 재미있는 성 관련 자료와 만화도 전시관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관람하는 사람도 있고, 얼굴을 붉히는 여성분도 있죠. 그런데 여러 나라의 전시품을 돌아보면서 그 나라의 사회 풍속이나 문화로 이해하고 감상하시더라구요."성 역사교육관은 '19금' 전시관이다. 단순한 볼거리 수준을 넘어 성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깨뜨리고 올바른 성과 행복한 성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