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드셨다는 복숭아차. 그 맛이 꿀맛이었다.
박종무
모운동에는 별표 연탄으로 유명했던 옥동광산이 있었다. 70년대에는 유랑극단이 영월읍은 들리지 않아도 모운동에는 들렀을 정도로 번화한 동네였다. 당시 모운동의 인구는 1만명 정도로 극장과 우체국, 방앗간이 2개, 사진관 2개, 요정이 4개 등 없는 것 없는 동네였다.
모운초등학교는 재학생이 800명이나 되어 2부제 수업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80년대 말 석탄산업합리화법 발표되면서 옥동광산이 폐광되고 사람들은 떠나, 지금은 32가구 60여명이 살고 있다. 그렇게 모운동의 전성기는 사라지고 모운동도 강원도의 어느 폐광촌처럼 갈 곳이 없는 노인들만 사는, 찾는 이도 없는 마을이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마을이 되는 듯 했다.
마을 이장인 김흥식씨네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까 고민도 했지만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내와 주변 사람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폐광의 흔적만이 남아 거무티티하던 활기가 없는 마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2006년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구체적인 탈바꿈을 하게 된다.
처음 사업비로 2천 만원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는 화가는 둘째 치고 미대 학생들에게 작업을 부탁하더라도 재료비와 식비 등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금액이었다. 그래서 유치원 교사였던 아내 손복용(48)씨가 동화에 나오는 그림을 밑그림으로 그리고 칠해야 할 색을 적어 놓으면 마을의 어르신들이 칠을 하는 방식으로 벽그림을 하나씩 그려 나가 지금처럼 마을 곳곳에 그림이 그려졌다고 한다.
또 마을의 진입로를 정비하고 길가에는 철쭉, 매발톱, 원츄리, 구절초 등 꽃을 심고 집 주변도 깨끗이 하였다.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서 마을 종합안내판을 설치하고 공동화장실도 만들고 구판장도 만들었다.
이렇게 찾아오는 이를 위해 가꾸어진 마을은 이제 사람들의 입에 '동화마을'로 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찾아오는 사람이 늘면서 외지인이 폐교된 모운초등학교를 '하늘아래펜션'으로 리모델링하여 운영하고 있고, 주민이 민박을 하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