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작업실화가 이재민 작업공간
박건
이재민은 이번 작업과 전시에 사회적 메시지와 현실적 발언을 하며 나선다. 현재, 정부가 무모하게 강행하는 4대강 개발을 반생태적 4대강 죽이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치명적이고 심각한 파괴행위를 나름대로 막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짱돌을 던지듯 전시한다고 했다. 자연 친화적인 삶과 문화를 추구하는 충주지역 성마루 미술관하고도 잘 어울린다. 전시기간 중 8월 첫 토요일 저녁은 전현직 국어, 음악, 미술교사로 활동하던 문학, 예술인이 퍼포먼스를 펼친다. 도종환 시인, 장수마을 촌장이자 한의사인 임산 씨 등은 충주지역 인사로 퍼포먼스에 참여하면서 여름밤 무더위를 날릴 태세다.
자연은 자생, 자립, 자유의 근원이다. 흙에서 살고, 공기로 숨쉬고, 물로 생명을 순환시킨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자본과 권력의 힘으로 개발을 재물 삼아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이는 생태계를 교란하여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질러 왔음을 사라진 새만금 갯펄 따위가 증명하고 있다. 이재민은 이러한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충돌로 오는 공생의 상처를 전시 동기로 일삼고 나섰다.
피고 지는 꽃, 구멍 난 돌맹이, 꺽인 나무가지, 세상의 모든 사물과 생명체들이 홀로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연리근처럼 이어져 있다. 이재민은 자연법칙, 인간욕망, 사회적 인과로 연결된 존재의 의미를 오브제와 그림을 통해 드러내 보여준다.
▲성장이재민 생태미술전 전시작품
박건
이재민은 미술교사다. 현실에서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삶으로 실천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일이다. 교사 노동의 대가로 생활을 하지만 한편 그의 작업은 세상을 향한 소통이며 순환관계를 꿈꾼다. 그런 점에서 이재민의 작업 태도와 그가 사는 방식은 일치하고 통한다.
굳이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모든 생명체들은 자연의 품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공존하고 성장한다. 이재민의 작업은 생명의 아름다운 관계를 노래한다. 이기적이고 무모한 독점자본권력의 횡포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어울려 더불어사는 세상을 그리워한다. 이번 생태환경을 위한 미술전은 그런 바람을 순환시키고자 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재민 작업노트>순환과 공생 |
내가 사는 남양주와 구리시 사이에 왕숙천이 흐른다. 남양주는 돈이 없어 개발을 많이 못하고 구리시는 세금 여건이 좋아 매년 부수고 다시 지으며 한강과 이어지는 왕숙천을 관리하고 있다.
남양주쪽에는 고라니가 살고 온갓 철새와 텃새들이 날아온다. 개발이 덜 된 덕분에 자연의 위대한 복원력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를 누리는 셈이지만 이 마저 개발정책에 밀려 엉뚱하게 변하고 있다.
반면, 구리 쪽에는 넓은 대지에 유채꽃 코스모스가 피어있다. 얼핏 보면 방대하고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만 공생과 공존이 없는 끔직하고 폭력적인 모습에 불과하다. 그곳엔 풀벌레를 찾기 힘들다. 트랙터와 각종 공사가 텃새 둥지를 갈아엎어 버리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부치고 있이다. 그 모태는 바로 한강과 청계천 개발이리라. 하지만 콘크리트로 가로 막힌 강변과 거대한 어항은 다른 동식물과 어울려 살지 못하는 박제화된 창백한 모습에 불과하지 않은가!
해마다 수백억 예산을 유지, 보수공사에 쏟아 붓고 꽃 심기 이벤트에 소모하여, 소비성 눈요기에 헛헛할 따름이다. 한강에 토끼, 고라니, 각종철새와 텃새가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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