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행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
이상기
우루무치가 가까워졌다. 다섯 시간이면 가니까. 전 같으면 베이징에서 갈아타고 가야하니까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러나 여름 한철 직항편이 생겨 우루무치까지 정말 편하게 갈 수 있다. 저녁 7시20분에 떠난 비행기가 현지 시각으로 11시50분에 도착한다. 항로는 인천에서 톈진과 베이징을 지나 우루무치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진다.
사실 5시간 정도의 거리는 항공여행으로 적당하다. 비행기에 타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1시간, 저녁 먹는데 1시간, 책 보는데 1시간, 음악 듣는데 1시간, 내릴 준비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금년 여름은 해외여행에 장애가 없어선지 많은 사람들이 외국행 비행기를 탔다. 빈자리 하나 없이 만석이다. 최근 2-3년간 사스다, 신종 플루다 해서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조금 주저했었는데 이제 상황이 바뀐 것 같다. 금년에는 해외여행 수지가 적자일 게 틀림없다.
시간 여유가 있어 나는 항공사에서 나온 책을 펼쳐든다. 그 중 '비행을 즐겁게 하는 잡지'로 대한항공에서 나온 '비온드'(Beyond)가 눈에 들어온다. '비온드'라면 '경계를 넘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런데 표지 제목이 '슬픈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Sad Self-portrait, Vincent van Gogh)'이다. 평생 고뇌와 슬픔 속에 살다 간 화가 빈센트는 늘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 고흐의 슬픈 자화상 28점이 표지사진을 장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