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언덕을 넘고 있는 참가자들 - 이집트 사하라
유지성
서두가 길었는데 이제부터 2007년 고비사막 대회에서 겪었던 황당하면서도 진귀한 경험을 이야기해야겠다. 지금부터 2007년 6월 16일로의 시간여행을 시작하겠다.
장거리 여행의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아침부터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됐다.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은 장비 검사를 받고 대회 장소로 이동하는 것.
필수 장비와 메디컬 검사를 마친 후 각 텐트 별 참가자로 나눠서 버스를 타고 대회 출발 지점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대회 브리핑에서 최근 카슈가르 지역에 45년 만의 '단비'가 아닌 무지막지한 폭우가 내렸고, 그로 인해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 변동이 있을 예정이라 했다.
이 지역은 험한 고산 지대라 불어난 강물로 인해 위급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될지 약간 걱정이 생긴다. 대회 브리핑을 마치고 가려는데 주최측 레이싱더플래넷 사장인 메리가담스가 잠깐 보자고 한다.
"지성, 이번에 정말 놀랐다.""뭐가?""한국이 아시아에서 제일 참가자 수가 많아서 우리 모두 깜짝 놀랐어.""뭘 이 정도 가지고...""예전에는 아시아에서 일본 참가자가 제일 많았는데, 자기가 에이전트를 시작한 2003년부터는 한국 참가자가 아시아 국가에서 1등이잖아. 그리고 이번에 최다 인원 기록도 세우고.""그런가? 아, 그러고보니 맞네. 처음에는 한국 사람이 나 혼자였지."메리가담스는 나에게 스승 같은 존재다. 메리와는 모로코 사하라 대회를 준비할 때인 2001년에 처음 만났다. 그 당시 메리는 한국 S 전자에서 근무를 하며 모로코 대회의 미주, 아시아 에이전트를 맡고 있었다. 나는 메리를 통해서 처음으로 에이전트라는 일을 알게 됐고, 그 이후 메리를 도와주면서 내가 에이전트 일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