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혜사진전 ‘거꾸로 가는 시계(視界)’
이상봉
김승혜 사진전 '거꾸로 가는 시계(視界)'가 8월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린다.
김승혜는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시간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시간은 추상적 존재이다. 바람의 흔적이나 대상의 움직임을 촬영하는 것만으로는 시간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건물과 존재들에게서 시간의 흔적을 찾아 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달리기로 했다. 낮에도, 그리고 밤에도 달렸다. 자동차와 기차를 타고 긴 시간여행을 하며 추상화된 시간을 찾아 헤메였다. 어떤 희미한 점으로 시작되었다가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먼지 같은 존재들. 오전, 오후, 밤...그리고 또 하루가 간다. 그리곤 흐르는 사물과 자연속에서 오래 전 아버지의 카메라와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오랜 기억들의 파편들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이것이 김승혜의 '거꾸로 가는 시계(視界)'이다.
순간이란 과학적인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짧은 시간이며 현재인듯하나 이미 과거가 되어버리는 수수께끼 같은 시공간이다. 시작과 끝이 불분명한 무한한 연결고리. 그 안에는 혼돈과 좌절, 상흔, 열정, 무질서의 기억이 살아 숨쉬고 있고, 오래된 기억의 흔적들이 숨바꼭질하듯 과거와 내일의 모습들이 엉켜 있음을 느끼곤 그 느낌을 표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