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산더미' 신재민, 재산신고 내역도 못 믿겠네

해외송금 내역 누락·신고 직전 거래 계좌 폐지 사실 밝혀져... "원점부터 해명해야"

등록 2010.08.22 19:10수정 2010.08.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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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후 10시 20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자료사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자료사진)남소연
부인 위장취업·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제기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미국에 유학 중인 장녀에게 지난 3년 간 약 1억1500만 원 가량을 송금하고도 이 사실을 공직후보자 재산신고사항에서 누락시킨 사실이 22일 드러났다.

또한 공직자 재산신고 때마다 가족들의 주거래 은행 계좌를 폐쇄하는 등 정확한 재산신고를 회피한 정황도 포착돼 재산 증식 과정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전남 순천)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9월부터 2010년 3월까지 2년 6개월 간 11차례에 걸쳐 총 10만5952달러가 신 내정자 장녀의 계좌로 입금됐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연간 4500여만 원이 입금됐고 이 가운데 신 내정자가 차관 재임시절 송금된 금액은 약 7400여만 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내역은 신 내정자의 공직 후보자 재산신고사항에서 누락돼 있다.

아르바이트 등으로 2천만원 예금 보유했단 딸한테 1억원 넘게 송금?


신 내정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 본인 명의로 1억2048만 원, 부인 명의로 1억1360만 원, 장녀(27) 명의로 5878만 원, 차녀(22) 명의로 3542만 원, 막내 딸(19) 명의로 1815만 원, 모친 명의로 7162만 원이 있다.

이 중 세 딸들이 보유한 예금의 대부분은 펀드로, 지난 2008년 상반기에 모 은행의 동일한 펀드에 가입했다가 2010년 4월 이를 해지하고 다른 한 은행의 동일한 펀드에 일제히 가입했다. 이처럼 학생 신분으로 별 다른 소득이 없는 세 딸이 이같이 수천만 원대의 펀드를 보유하고 있단 점은 증여세 탈루 논란으로 이어졌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는 1500만 원, 20세 이상의 자녀는 3000만 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지만,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를 납부토록 돼 있다. 그러나 신 내정자가 제출한 자료에는 증여세를 납부했단 내용이 없다.

당시 신 내정자는 이와 관련, "증여세가 면제되는 금액만큼 증여하고 딸들이 자기 돈을 보태 펀드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 내정자는 또 5천만 원대의 펀드를 보유한 큰 딸에 대해선 "용돈, 장학금, 대학 조교 일,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이미 2천여만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는 본인 재산으로 증여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내정자의 이 같은 해명은 이번 자료 공개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당초 5천만 원대의 펀드를 소유한 것으로만 알려진 장녀의 해외계좌로 1억1500만 원 가량이 송금됐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앞서 신고한 재산내역 자체에 대한 신빙성이 사라진 것이다.

공직자 재산신고 직전마다 주거래은행 폐지... 왜?

이와 관련해 서 의원은 "매매가 없었던 부동산을 제외한 신 내정자 가족의 금융재산은 최초 공직재산신고(2008. 4. 24)와 비교할 때 지난 11일 현재 총 1억2300여만 원이 증가했다"며 신고된 신 내정자의 재산내역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신 내정자가 차관 재임 2년 6개월 간 급여소득은 약 2억3000만 원 수준인데 새롭게 밝혀진 해외 송금액(7400여만 원)과 헬스장 회원권(6000여만 원)과 금융자산 증가분(1억2000여만 원)만 따져도 총 2억5천만 원으로 현재의 급여소득 자체를 넘어섰단 얘기다. 

특히 서 의원은 "신 내정자가 공직자 재산신고 때마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폐쇄했다"며 재산 증식 과정 자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공직자 재산신고가 신고일을 기준으로 거래은행의 계좌 잔고를 신고하는 점을 악용, 신고일 이전 계좌 폐쇄를 통해 현금자산의 증감을 파악할 수 없게 했단 것이다.

서 의원이 분석한 '(신 내정자의) 직계존속의 주거래 계좌 폐쇄·해지 현황'에 따르면 신 내정자는 차관으로 임명되기 직전인 2008년 2월 22일 당시 성년인 장녀와 차녀의 주거래은행을 폐쇄했고, 올해 4월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를 하기 직전인 3월 15일에도 자신을 제외한 부인과 세 자녀 전원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폐지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신 내정자의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해외송금 사실과 소명이 없고, 재산신고 직전에 주거래계좌의 폐쇄·해지 내역 또한 재산형성 과정의 불투명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신 내정자는 폐쇄된 계좌의 거래내역 공개는 물론, 자금출처·용도 등 재산형성 전반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부터 투명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재민 측 "자녀 유학비 송금, 국내 모 장학회에서 한 것"

한편, 문광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신 내정자의 장녀는 국내 모 장학회에서 2007년 8월부터 2010년 3월까지 1~2개월 간격으로 총 10만 달러의 유학 학비와 기타 경비 등을 직접 송금 받은 것"이라며 "서갑원 의원이 제기한 유학비 송금 기록 누락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심장섭 문광부 대변인은 "장학금과 송금된 유학비는 그때 그때 학비와 기타 경비 등으로 지출돼 재산 신고 기준일 시점에서는 잔고가 없었던 상태"라며 "신 후보자의 재산 신고 직전 가족 계좌 폐쇄 의혹도 펀드 환매 등에서 비롯된 계좌 폐쇄로 재산 신고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폐쇄 후 신규 계좌 내역은 청문회 재산 신고 내용에 모두 포함돼 있다"며 "장학금 송금 내역 등 관련 자료가 국회 문광위에 제출된 상황에서 과도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신재민 #인사청문회 #증여세 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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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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