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하던 김태호, 관용차·가사도우미 의혹 결국 인정

[청문회] 핑계 대다가 새 물증 나오자 고개 숙여... 거짓해명 비난 거셀 듯

등록 2010.08.24 13:00수정 2010.08.2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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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몸을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인이 도청 관용차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인사청문회 전에는 "아내가 도청 공식행사 참석 때만 차량을 지원 받았고 개인 사용은 없었다"고 발뺌한 바 있어 거짓 해명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또 경남도청 직원식당 직원을 가사 도우미로 썼다는 사실도 일부 인정했다. 이 역시 인사청문회 전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내용이다.

특히 김 후보자는 처음에는 사실을 부인하다가 야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현장 조사 결과와 관용차 운행일지 분석을 내놓자 태도를 바꾸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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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총리후보 "부인에게 사과요구" 논란 ⓒ 박정호


처음엔 발뺌하던 김태호... 새로운 물증에 "인정한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관용차의 운행일지를 꼼꼼하게 분석한 자료를 제시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두손을 들었다.

먼저 강기갑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관용차 운행일지를 보면 해당 차량이 김 후보자의 부인의 거주지인 거창에 2007년 12월 한 달에만 13회, 2008년 99회, 2009년 88회나 '내빈안내'라는 용무로 다녀온 것으로 나와 있다"며 "관용차에 기사까지 딸려서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공식적 행사 외에는 집사람이 직접 운전해서 다녔다"며 "내빈안내 용무로 거창을 자주 다녀온 것은 어차피 공식 행사가 끝나면 거창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병석 의원의 좀더 치밀한 추궁이 이어졌다. 박 의원은 "진주에 있는 대학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김 후보자 부인의 강의가 화요일에 있는 학기에는 매주 화요일 관용차가 거창과 진주를 오가고 금요일 강의가 있는 학기에는 매주 금요일 관용차가 거창과 진주를 왕복했다"며 "부인이 대학에 강의를 나간 게 공무냐"고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는 다시 '핑계'를 댔다. 그는 "거기(부인의 강의 일정)에 맞춰서 공식행사 일정을 짰을 것"이라고 버텼다.


그러자 박 의원은 "운행일지를 보면 공식행사가 겹치는 경우 반드시 그 구체적 내용을 적어놓고 '내빈 안내'라고 표시를 해둔 것으로 나타난다"며 "(진주와 거창을 왕복한) 다른 운행기록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그제서야 "(운행일지에) 그렇게 돼 있다면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운행거리가 3만㎞에 유류비만도 500만 원이 넘는데 환급할 용의가 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 "그렇게라도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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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남도청에서 제출한 관용차 운행일지를 보여주며 "도청 관용차에 기사까지 딸려서 사실상 부인의 자가용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고 따져묻고 있다. ⓒ 남소연


가사 도우미 직접 만났다고 하자 "해명 맞지 않아"

김 후보자는 가사 도우미 문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가끔씩 집안일을 도왔다"며 기존 해명을 되풀이하다가 강기갑 의원이 직접 해당 직원을 만나 조사한 내용을 공개하자 사실을 인정했다.

강 의원은 "그 직원은 '도지사 사택에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했다, 하라는 대로 밥하고 빨래밖에 안 했다'고 말했다"고 재차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한 달에 한두 번 와서 집안일을 도왔다는 해명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지출이 지나치게 적어 불거진 '스폰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장모 소유의 상가 건물 임대차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도지사 시절 급여 등 수입과 재산 증가 내역을 비교해 볼 때 가족들의 월 생활비가 월 15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장모가 상가 임대수수료로 매달 170만 원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고 해명한 바 있다.

"스폰서 의혹 감추려 장모 상가 임대료 부풀려"

박병석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임대차계약서를 보면 해당 상가의 1층 음식점의 월 임대료가 37만 원, 수퍼는 65만 원이라고 밝혔는데 수퍼 점주와 인근 공인중계사에게 확인해보니 실제로는 월 20만 원이었고 상가 2층도 오래 전부터 비어 있었다"며 "장모로부터 받았다는 '170만 원'을 짜맞추기 위해 상가 임대료를 부풀린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또 "임대 계약한 날짜는 2007년 4월인데 공인중계사협회에서 임대차계약서 인쇄용지를 만든 날짜는 2008년 11월"이라며 "제출한 계약서는 가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장모의 상가에 대해서는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며 "계약서가 그렇게 써 있으면 계약서를 믿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태호 #인사청문회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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