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8일 팔당유기농민들을 위한 <땅의 여자> 시사회가 열렸다.
팔당공동대책위
그동안 팔당의 농민들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부당한 절차에 항의하며 맨몸으로 저항하다 연행돼 재판을 받고 있고, 목숨을 건 단식농성도 두 번이나 벌였습니다. 무더운 여름, 팔당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마치 자벌레처럼 엎드려 기도도 했습니다.
정부는 9월 말에 강제철거를 하겠다고 선포하였습니다. 유기농지를 보존하자고 팔당의 농민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단체, 환경단체, 종교인들까지 나서서 간곡히 요청했지만, 정부는 일체의 대화를 거부한 채 경찰병력을 동원해 농민과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하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밀어붙이고만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고된 농사일 속에서도 자연과 공생하며 이웃과 상생하는 유기농법을 실천하고,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드는 꿈을 키워온 팔당의 농민들. 우리가 벌여온 1년 3개월이라는 긴 싸움이 막다른 길에 도달하였습니다. 농민들의 노력만으로 팔당의 꿈을 지키기에는 너무도 벅찬 하루하루입니다.
지역이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굽이굽이 꿈틀대며 흐르는 강에 기대 바로 그 지역민들이 수십 년, 아니 수백 수천 년 지키고 일궈온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를 하루아침에 갈아엎는 것이 4대강 사업입니다. 팔당은 작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전국에는 수많은 '팔당'이 있고 그 '팔당들'이 지금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생각보다 거대하고 길게 갈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4대강 싸움'도 길고 지루할 것입니다. 문제는 함께 맞서고 연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이런 곳에서 즐기라고 강요하는 정권에 맞서 우린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이래 사는 내가 좋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