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주당 전당대회 '룰'이 지난 5일 밤 표결 끝에 확정됐다. 그러나 각 계파 별로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한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대 준비위원회는 5일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른 대권주자 1년 전 사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통한 당 대표·최고위원 통합 선출 ▲당원 여론조사 30% 반영 등 세 가지 원칙을 확정했다.
이로써 정세균·정동영·손학규 등 이른바 '빅3' 모두 지도부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당 대표 및 선출직 최고위원 수가 6명 밖에 되지 않아 최재성·이인영·백원우 등 486 정치인들이 지도부에 입성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또 당 대표 등 지도부로 선출된 인사가 대선 1년 전 사퇴하기로 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이 3대 원칙을 확정하는 과정은 지난했다. 전대 준비위는 각 계파별 대리인이 참석하는 '4인 회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무기명 비밀투표로 '룰'을 확정했다. 표결 결과도 각 사안에 대한 계파 간의 첨예한 대치 관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희상 전대 준비위원장을 포함, 총 25명인 전대 준비위원들은 집단지도체제 도입 여부에 대해선 찬성 14표, 반대 11표를 던졌고, 당권-대권 분리 여부에 관련해선 찬성 13표, 반대 12표를 던졌다. 대의원 투표와 당원 여론조사 비율을 7대 3으로 한다는 안은 대의원 투표와 당원 여론조사 비율을 6대 4로 한다는 안과 겨뤄 13표를 얻어 확정됐다.
전반적으로 볼 때 지도체제 부분에 있어선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쪽이, 당권-대권 분리 방안과 당원 여론조사 30% 반영 부분에 있어선 정세균 전 대표 쪽이 각각 자신의 주장들을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집단지도체제 되면 도로 호남당" VS "공천권 없으면 대선 승리 없다"
그러나 각 계파 간의 반발이 적지 않아 이번 '룰'이 6일 비대위를 거쳐 당무위에서 최종 확정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장 정세균 전 대표와 손학규 상임고문 쪽이 각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전 대표 쪽의 김진표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오후 "손학규 상임고문이 찬성했던 것도 현재의 분리선거, 투트랙, 양대선거다, 이것은 손 상임고문이 대표 시절 만든 게임의 룰"이라며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강경하게 반대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이 없었으면 우리 당의 세대교체 희망인 안희정, 송영길 같은 사람이 나왔겠나"며 "원트랙으로 가면 젊은 정치세력이 (지도부에)들어오는 길이 좁혀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원트랙으로 전대를 치르면 누가 당선되겠나"며 "아무리 계산해봐도 손학규 상임고문 빼고 모두 호남 출신이 될텐데 우리 당은 국민 여망과 반대로 다시 호남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상임고문 쪽은 '당권-대권 분리에 따른 대권주자 1년 전 지도부 사퇴' 원칙을 문제삼고 있다.
손 상임고문 쪽 대변인을 맡고 있는 우제창 의원은 지난 3일 "당 지도부가 다음 총선 때까지 일관된 기조로 당을 이끌지 못한다면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한 동력을 추동해내지 못한다"며 '대선주자 1년 전 사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차기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갖지 못한다면, 다음 지도부는 '책임지도부'가 아닌 '관리형 지도부'에 지나지 않는단 주장이다.
천정배·박주선·김효석 등 중진 후보도 '쓴 소리'
천정배·박주선·김효석 등 '빅3'와 경쟁해야 하는 당권 주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완전개방형 전당원 투표제'를 주장해왔던 천정배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 3대 과점주주들의 이전투구가 눈뜨고 못 볼 지경"이라며 "이들의 기득권 집착으로 당원의 권리가 박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 "민주당은 당대표 국민직선제는 고사하고 한나라당도 하고 있는 국민여론조사마저 포기하려 하고 있다"며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국민여론조사라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전날(5일) 성명을 통해 "당원의 뜻은 무시하고 전대 '룰'마저 계파 간에 나눠먹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한 박주선 전 최고위원은 이날 당 대표 출마선언문을 통해 "대권과 당권을 저울질하는 리더십, 당권을 대권의 징검다리로 여기는 리더십으로는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효석 의원도 지난 5일 집단지도체제와 총선 공천권과 관련해 "소위 '빅3'라고 하는 3인의 기득권 구조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역학구도에서 도입된 집단지도체제는 대표가 되는 사람 외에 나머지 두 사람도 부스러기를 나눠먹으려 의도다, 계파보스정치로의 퇴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2010.09.06 11:15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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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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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정동영·손학규 '빅3', 지도부 입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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