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대, 울주군수·정치인 자녀 채용 구설수

대학 측 "광역수사대 수사 결과 무혐의"

등록 2010.09.08 14:14수정 2010.09.08 14:14
0
원고료로 응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 법인화 국립대인 울산과학기술대(울산과기대)가 특정 지도층 자녀를 직원으로 채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대학 직원 채용 의혹은 지난 2월 연합뉴스 보도에 의해 처음 불거졌다(관련기사 : 울산과기대 '낙하산.정실인사' 논란). 울산과기대가 개교 전 교직원 55명을 공채와 수시 채용을 통해 선발했는데, 직원 일부가 지역 유력인사와 관계돼 있다는 것. 특히 내부 교직원들이 비슷한 경력을 가졌음에도 유력 인사와 관계된 직원의 직급이 높은 데 의혹을 제기했다는 보도였다.

 

이 의혹이 지난 6·2지방 선거에서 더 구체적을 불거졌다. 6·2지방선거 기간인 지난 5월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UBC울산방송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울산 울주군수 후보자 토론회에서 울산시청 고위공무원을 지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병권 후보에 의해서다.

 

그는 생방송 토론회에서 울주군이 지역에 있는 울산과학기술대에 향후 10년간 5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무용론을 제기한 뒤 신장열 한나라당 후보(울주군수 재선 성공)의 자녀가 이 대학 교직원으로 채용돼 논란이 된 점을 문제 삼았다.

 

최병권 후보는 "60만 시민서명으로 설립된 취지와 달리 지역 학생들을 거의 뽑지 않는 울산과기대에 과연 거액을 지원해야 하느냐"며 "국가가 지원해야 하며, 그 예산은 울주군의 열악한 초중고에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과기대에 고위공무원 자녀가 채용돼 낙하산 논란이 있는데 500억 원의 지원과 자녀의 채용이 연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신장열 후보는 답변에서 "과기대가 투명하게 직원을 공개 채용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거액 지원에 대해 "넓은 차원으로 지역에 있는 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마땅하며, 지원금을 문제 삼는 것은 근시안적 태도"라고 되받아쳤었다.

 

직원 채용 의혹 왜 불거졌나

 

올해 초 불거진 울산과기대 채용 의혹은 기존 교직원들이 낙하산 인사를 문제 삼으면서 내부에서 먼저 불거졌다. 어렵사리 공채로 들어온 직원들이 특정인과 직급에서 차이가 나자 직원 채용에 의혹을 제기한 것.

 

특히 당시 교육부는 넘쳐나는 전국의 대학을 구조조정하는 중이었기에 울산국립대 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대선 때 공약한 노무현 대통령이 "구조조정은 대학이 많은 곳은 줄이고 없는 곳에는 설립하는 것"이라며 여러차례 교육부를 독려해 어렵사리 성사됐었다.

 

그동안 시민들은 "지역에 대학이 턱없이 모자라 자녀 유학비가 많이 든다"고 호소했지만 막상 울산과기대가 개교하면서 전국 5% 상위권에 드는 소규모 학생들을 모집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을 불러왔었다.

 

이처럼 지역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 국립대학에 500억 원이나 지원해 주는 것이 이상하고, 지원금을 주는 울주군의 군수 자녀 채용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어떻게 해소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과기대 관계자는 "채용 의혹에 대해 울산광역수사대가 수사한 결과 아무런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때문에 채용 의혹은 사실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과기대는 인구 110만 명의 울산광역시에 4년제 대학이 한 곳 밖에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시민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설립을 확정했다. 이후 2009년 3월 개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9.08 14:14ⓒ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과기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