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에어컨도 차별, 강남·송파만 "팽팽" 돌았다

[단독] 6~8월 에어컨 가동일, 강남북 지역별로 최대 12일 차이 나

등록 2010.09.19 18:58수정 2010.09.1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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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부자 동네'의 학교 에어컨은 '팽팽' 돌아간 반면, 넉넉지 않은 동네의 학교 에어컨은 '찔끔 찔끔'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에어컨도 학생들을 차별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안민석 의원(교육과학기술상임위)에게 건넨 '6~8월 학교 에어컨 가동현황'을 17일 <오마이뉴스>가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11개 교육지원청(구 지역교육청) 별로 뚜렷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관련기사 <오마이뉴스> 9월 17일치 "40년만의 폭염" 교실 에어컨은 10일만 가동?")

ⓒ 서울시교육청


강남지역 학교 에어컨은 왜 가동률이 높을까?

서울 교육지원청 관할인 국공사립 초중학교 960개의 에어컨 가동현황을 견줘 보니 에어컨 평균 가동률이 가장 높은 순서는 강동(60.2일)과 강남 교육지원청(60.0일) 소속 학교였다. 강동청과 강남청은 각각 범 강남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구와 강동구,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 초중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에어컨 평균 가동률이 가장 낮은 순서는 성북청(48.5일)과 중부청(49.6일)이었다. 강북지역인 성북청과 중부청은 각각 성북구와 강북구, 용산구, 중구, 종로구를 담당하고 있다. 뒤를 이은 곳은 동작청(51.2일)과 남부청(52.4일)이었다. 이들 교육지원청은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 동작구, 관악구를 담당하고 있다.

에어컨 가동률이 가장 높은 강동청과 가장 낮은 성북청의 편차는 12일 가량이었다. 조사 시기인 올해 6~8월은 모두 92일이고, 초중생의 평균 등교일은 63일(방학 중 특기적성 등교일 포함)이었다.

에어컨 가동률은 대체로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지원청에 건네는 교육경비보조금과 학부모가 내는 학교발전기금 액수와 비례한다는 게 학교 사정에 밝은 이들의 지적이다. 2005년 국감 자료를 보면 학교발전기금은 강남구가 132억인 반면 강북구는 29억 원이었다.


"공정한 사회? 교실 냉난방부터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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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 권우성


전국학교 보건교사 모임의 한 임원은 "경제적 사정 때문에 맞벌이 등으로 학부모가 학교 운영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지역의 학교는 전국 어디든 에어컨 가동률이 낮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단지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찜통교실에서 비지땀을 더 흘려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서글픈 현실"이라면서 "공정한 사회를 얘기하는 정부가 나서서 냉난방부터 공정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실에어컨 #공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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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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