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국가산단 앞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사람들.
성낙선
서해안 일대가 대개 그렇듯이, 오늘 여행을 하게 되는 당진 지역 역시 부곡국가공단 등이 들어서 있어 해안을 따라 대규모 공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안전에 유의하면서, 길을 잃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행이 이 길에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을 자랑하는 포구와 항구들이 꽤 있다. 중간 중간 원기를 회복하는 기분으로 천천히 쉬어갈 만하다.
아산방조제를 넘으면 바로 충청남도다. 단순히 도를 나누는 경계를 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확연히 다른 지역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방조제 위로 올라가는 길이 따로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자전거를 끌고 가파른 방조제 비탈을 걸어서 오르는데 조금 위태롭다.
방조제 위로 자동차 한 대는 거뜬히 지나갈 수 있는 넓은 길이 열려 있다. 급할 것 없이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 방조제를 건너서 바로 우회전하면 삽교천방조제까지 가는 해안길이 나온다. 그런데 그만 달리는데 열중하느라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
한참을 가서야 도로 오른쪽 아래로 붉은색 아스팔트를 깐 산책로가 있는 걸 발견한다. 그곳으로 다시 자전거를 끌고 내려간다. 이 산책로가 삽교천방조제까지 이어진다. 삽교천방조제 역시 아산방조제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두 곳의 방조제를 지나오고 나서, 사진으로도 아산방조제와 삽교천방조제를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다.
삽교천방조제에서 내려서면 바로 삽교호함상공원이다. 공원에 추석 차례를 지내고 나온 가족들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 차례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삽교호함상공원 주변으로 횟집 같은 음식점들이 꽉 들어차 있다. 추석 명절인데도 문을 열고는 명절 나들이를 나선 손님들을 맞느라 무척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