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모부대 박 아무개 중령은 2007년 직속상관인 고아무개 대령이 주관한 회식 자리에서 고 대령으로부터 지적을 받자 "내 부하 내가 불러서 술 한 잔 주는데 뭐가 잘못됐나. 계급장 떼고 한판 하자"고 대드는 등 많은 부하들 앞에서 상관을 모욕했다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07년 4월 손아무개 중위는 상급자인 여군 과장과 전화통화하면서 "너 몇 살이냐. 이 싸가지 없는 년"이라고 하는 등 성차별적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가 근신 5일의 징계를 받았다.
송아무개 준위는 2009년 7월 선임자인 박아무개 준위가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고 주먹으로 때린 뒤 자리를 피한 박 준위를 30분간 쇠파이프를 들고 쫓아다니며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박 준위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주먹으로 박 준위를 또 폭행했다.
이와 같은 항명과 상관 폭행·협박 등 군내 하극상 문제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신학용 의원(민주당)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각 군별 복종의무 위반자 징계 현황' 자료에 의하면 MB 정부 출범 이후 군대 내 하극상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사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하극상 징계 현황에 따르면, 육군 징계대상자들은 2007년 4641명에서 2008년 들어 5557명으로, 2009년 729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3828명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해군 징계대상자들은 2007년 13명, 2008년 37명, 2009년 55명, 올해 상반기는 12명으로 나타났다. 공군의 경우 징계 대상자가 2007년 5명, 2008년 5명, 2009년 3명, 올해 1명에 그쳤다.
유형별로 보면 육군의 경우 상관 폭행협박으로 징계 받은 사람이 2007년 924명, 2008년 897명, 2009년 1162명, 올해는 529명에 이른다. 지시불이행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도 2007년 3613명, 2008년 4547명, 2009년 6042명에서 올해 3244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하극상은 영관급 장교에서부터 준사관, 부사관, 병사, 심지어 군무원까지 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T기기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과 이동전화를 이용하여 상관을 모욕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병사들이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상관을 모욕하고 비방하거나, 간부들이 이동전화를 이용해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상관을 협박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의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극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군의 기강이 총체적으로 해이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하극상이 만연하면 결국 지휘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국방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가안보차원에서 군 기강 확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2010.10.07 09:14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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