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닥파닥 뛰던 전어가 담겨있던 그릇에서 튀어 넘어 길바닥으로 나동그라진다.
조정숙
이른 시간임에도 소래어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꽃게가 풍년이긴 풍년인가보다. 가게로 옮기기 위해 리어카에 꽃게를 가득 실은 상인들이 분주하다. 여기저기서 싱싱한 꽃게가 집게발을 움직여 위협을 한다.
"언니! 살아서 움직이는 싱싱한 꽃게가 1kg에 만원, 단돈 만원이라고……. 얼마나 싱싱한지 집게발이 꽉꽉 물어준다니까 한번 물려 볼텨? 일루와봐요~ 한 마리 더 얹어줄게……."만원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예전에 1kg에 2만2천 원을 주고 사다 먹은 기억이 있는데 굉장히 싸다. 역시 중금속 때문인가?
"꽃게가 만원 맞나요? 예전에 비해 굉장히 싼데요. 혹시 요즈음 매스컴에서 나왔던 중금속 때문인가요?""아니에요, 꽃게가 많이 잡혀서 그래요. 대풍이라고요."행여 중금속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염려하여 내가 말하는 것을 외면이라도 하듯 풍년이라는 말부터 던진다.
"싱싱하고 통통한 놈으로 3kg 주세요."꽃게가 대풍이라더니 된장찌개에도 넣고 라면에도 넣어 끓여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며 예전과는 달리 넉넉한 인심에 떨어진 꽃게다리도 두둑하게 덤으로 준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생계를 위해 꽃게잡이를 나서는 어부들은 때론 거친 파도와 싸우며 망망대해에서 힘겹게 꽃게를 잡아 올릴 것이다. 꽃게를 소비자들이 많이 소모해 준다면 어부들의 시름도 덜어주고 상인들도 돕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꽃게무침과 꽃게찜, 간장게장 등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흥겨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