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 고전읽기' 강의를 하고 있는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권우성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가 19세기 서유럽에서 자본주의와 경제적 합리주의가 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사회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막스 베버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를 가능케 했던 자본주의 정신의 특징으로 합리적인 이윤 추구와 지속적인 자본의 재생산, 절제와 금욕을 꼽으며 이런 자본주의 정신들이 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았던 감리교나 침례교의 교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 시기 자본주의에서는 근면, 검소, 시간 엄수, 정직 등이 대단히 중요한 가치로 작용했고 자본가들에게서는 모두 일종의 소명의식이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프로테스탄티즘(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은 개신교)의 예정론과 소명의식이 절제와 검약과 합리적 계산으로 이어지는 자본주의 정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베버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예정론이란 인간이 사후 구원받을 운명은 신으로부터 미리 확정되어있다는 프로테스탄티즘 교리다. 이 교리는 '신이 정해준 해야 할 일(직업)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므로 인간은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고 버는 돈을 아껴서 자신의 일을 더욱 크게 늘려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이어졌다. 프로테스탄티즘을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이 번창하면 할수록 자신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고 바로 이 지점에서 자본주의 정신이 형성되었다는 얘기다.
"칼뱅에 앞서 종교개혁을 하고 프로테스탄티즘의 물꼬를 텄던 마르틴 루터가 성서를 번역하면서 '직업'이라는 말로 '베르푸(Beruf)'라는 단어를 씁니다. 원래 독일어 '베르푸'는 '부르다'라는 의미입니다.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신이 그렇게 사명을 준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구원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이 현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신이 준 사명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었고 실제로 서유럽의 프로테스탄티즘 신도들은 사명을 이루기 위해 욕망을 매우 절제하는 검소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김 교수는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가 종교에서 비롯됐다는 자신의 연구를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이후의 저작으로도 확장시켰다"며 "종교가 사회에서 차지한 역할들이 있고 그런 이유 때문에 동양과 서양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베버는 왜 근대 자본주의가 서유럽에서만 나타나는지에 주목했어요. 중국의 송나라나 명나라도 길드나 화폐 경제, 많은 양의 상품생산 등 자본주의의 조건들이 나름대로 갖춰져 있었거든요. 인도도 마찬가지죠. 베버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이후에 <유교와 도교> <힌두교와 불교>라는 책을 씁니다. 베버는 이 책에서 '중국에서는 유교의 선비계급이, 인도에서는 내세 위주의 사고방식이 자본주의의 등장을 막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한국의 천민자본주의, 사회 지속 어렵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