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레미콘 공장 직원, 노조간부 살해

다른 노조원 1명은 머리 부상, 자살 위협도... 경찰 "실랑이 중 우발적 행동인 듯"

등록 2010.10.28 10:54수정 2010.10.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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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레미콘 공장 안에서 차량 진출입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차량운전자가 이 회사 노동조합 간부 2명을 흉기로 찔러 한 명은 숨지고, 다른 한 명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30분 경 인천시 서구 원창동 소재 D레미콘 공장에서 이 회사 직원 김아무개(56)씨가 차량을 몰고, 공장에서 나가려던 중 공장으로 들어오려던 70대 레미콘 운전 기사가 몰던 차량과 맞닥뜨리면서 벌어졌다.

70대 운전기사와 언쟁을 벌이던 김씨에게 이 회사 노동조합 김아무개(54) 조직부장이 "나이든 사람에게 욕을 하면 되냐"면서, 싸움을 말리는 것이 단초가 됐다. 실랑이가 있은 지 두 시간 후, 김씨는 다시 김 조직부장과 오전 사건에 대해 언쟁을 벌였다. 그러다 느닷없이 차량에서 망치를 꺼내 두 차례 김 조직부장의 머리를 가격했다.

김씨의 갑작스런 폭행을 피해 도망치던 김 조직부장을 뒤쫓던 김씨는, 이 사건을 목격하고 급하게 사무실에서 나온 이 회사 민주노총 건설기계지부 하 분회장(54)을 특별한 이유 없이 식칼로 찔렀다.

하 분회장은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도중 사망했으며, 김 조직부장도 머리를 두 차례 가격 받아 9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범행을 자행한 김씨는 오후 1시 50분경 30m 높이의 레미콘 공장 건물 옥상에 올라가 "경찰에 신고하면 뛰어 내려 죽겠다"고 소리치며 대치하다 가족 등의 설득으로 옥상에서 내려왔다. 김씨는 건물 옥상에서 쇠파이프로 자신의 머리를 자해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경찰과 건설기계 노조 등에 따르면 범행을 자행한 김씨는 5년 전 레미콘 노조 부 분회장을 역임하다 하 분회장에게 선거에서 패배한 후 동료들과 함께 노조를 탈퇴하고 상조회를 구성해 독자적으로 활동했다. D회사 레미콘 노동자 50명 중 25명이 조합원, 25명이 비조합원이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27일 <부평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차량 진출입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사측의 노조 탄압과는 연관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산하 노동조합과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27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결의대회 후 하 분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인천 길병원 영안실에서 향후 대책을 수립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건설기계지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레미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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