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단지 전경
김연주
평택미군기지 확장 사업으로 대추리를 떠나온 지 3년 7개월. 지난 10월 30일, 구 대추리 주민 43가구가 정착한 평택 노와리 이주단지에서 '2010 대추리 마을잔치'가 열렸다(주민들이 정착한 곳은 '노와리'지만 여전히 '대추리', '대추리 주민'으로 불리기 원한다). 대추리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 평택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추리 입촌식과 대추리 투쟁백서 <아! 대추리>의 발간 기념식을 진행했다.
대추리라는 이름, 절대 빼앗길 수 없어요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대추리 입촌식에서 신종원 이장은 "2007년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막기 위한) 투쟁을 중단하고 이곳 이주단지로 오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오늘 여러분들을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주민들에게 '함께 살자'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를 내쫓은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신종원 이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주단지) 마을이 멋있다', '집을 짓고 싶거든 대추리에 가보라'는 말도 들려온다. 그러나 이는 어려운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분들은 은행에 융자를 얻고, 자식들의 도움 받으며 집을 마련했다. 왜 대추리 사람들이 쫓겨나 이렇게 어렵게 살아야 하는지 원망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0년 현재 벼농사를 짓는 가구는 이주단지 43가구 중 다섯 가구에 불과하며, 주민들 대부분은 공공근로를 하며 월 80-90만 원의 생계비를 벌거나, 이주단지 한쪽에 마련된 텃밭에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신 이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대추리 주민들이 떳떳하게 굳건히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앞으로도 지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헤노코 미군기지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토미야마씨는 입촌식 행사에서 "미군은 오키나와 헤노코의 아름다운 바다를 메워 미군기지를 만들려고 했다. 우리는 작은 배를 타고 나가 국방부의 배를 상대로 싸웠다. 오키나와도 한국도 미군기지에 대한 싸움은 똑같다. 이곳에서 힘을 받고 오키나와로 가서 열심히 싸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