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대청봉구간을 오체투지로 오르는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와 녹색연합 활동가들
녹색연합
절정에 오른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산을 찾는 이때, 지난 10월 한달 동안 '설악산 등산로 오체투지'에 나선 이들이 있다. 설악 녹색연합 박그림 대표와 활동가들은 '아름다운 설악산을 망칠 수 있는 케이블카 설치를 막자'는 염원을 담아 설악산 곳곳을 누볐다.
이들은 걸어서 오르기도 힘든 설악산 등산로를 세 걸음 걸은 뒤 두 무릎과 두 팔, 머리르 차례로 땅에 대고 완전히 엎드린 뒤 "설악산이 품을 수 있는 만큼의 탐방객만 받아들이기를...", "설악산을 무너뜨리는 케이블카, 모노레일 설치계획이 없어지기를..." 소망했다.
이들의 오체투지는 오색-대청봉 구간을 시작으로 백담사-봉정암-대청봉 그리고 천불동-대청봉 구간 순으로 주말마다 진행됐다.
걸어서 4시간 혹은 6시간 걸리는 구간을 오체투지로 오르는 데는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등산로가 넓지 않아, 뒤에서 잠시 기다렸다 일행들을 지나쳐 산을 오르며 "참으로 고생하십니다"라는 말을 남기는 이들, 잠시나마 함께 오체투지를 하던 사람들, 케이블카가 온전히 나쁜 것은 아니라며 노약자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케이블카가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 등등. 지난 한 달 간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설악산의 바위와 돌계단들을 온몸으로 느끼며 오르는 이들의 발걸음을 지켜봐 주었다.
"스위스에서는 케이블카가 점점 낙후되어가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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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봉 정상에서 만난 스위스 교환학생 ⓒ 녹색연합
대청봉 정상에서 만난, 고려대 교환학생이라는 한 스위스 학생은 "스위스에서는 케이블카가 점점 낙후되어가는 시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청봉에서 만난 많은 등산객들은 아름다운 설악산을 망치는 케이블카는 설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10월 1일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기준을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 공포로 현실화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