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를 쥐라고 부르지 못하고...

[풍자소설] 지서위룡(指鼠爲龍)

등록 2010.11.04 10:14수정 2010.11.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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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낙서
문제의 낙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한(韓)나라의 서왕(鼠王)은 주변나라와의 영토분쟁을 종식시키고 화평조약을 맺기 위해 열아홉개국 군주를 초청하여 지이십(地二十)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서왕은 회담개최를 축하하고 백성들에게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의 담벼락에 방문(榜文)을 붙이게 하였는데, 길을 가던 선비가 장난기가 발동하여 방문 위에 멋들어진 시궁쥐 한 마리를 그려 넣었다.

쥐가 그려진 방문은 그 즉시 압수되어 조정에 보고되었고, 서왕은 신하들의 충성심을 떠보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경들은 저 지이십(地二十) 방문 위에 그려진 동물이 무엇이라 생각되오?"
"전하~ 저것은 분명 쥐라고 생각되옵니다."
"그렇습니다. 한눈에 봐도 시궁쥐로군요."

미련한 신하들은 왕실 경호대에 조용히 끌려갔다. 이때 눈치 빠른 간신 하나가 시궁쥐 그림 앞에 넙죽 엎드려 절을 했다.

"가카! 용안(龍顔)이 훤하십니다!"

서왕은 크게 기뻐하며 간신에게 큰 상과 재상의 벼슬을 내렸다. 하지만 쥐를 쥐라고 부른 신하들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목숨을 잃었다. 이후 한나라에서는 쥐를 쥐라고 감히 부르지 못하였으니, 이를 후대에서 일컬어 '지서위룡(指鼠爲龍)'이라 하였다.


* <사기(史記)>의 <서왕본기(鼠王本紀)>중에서.

덧붙이는 글 | 포스터 낙서 해프닝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 풍자소설을 하나 썼습니다.


덧붙이는 글 포스터 낙서 해프닝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 풍자소설을 하나 썼습니다.
#G20 #쥐 그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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