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갔는데,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

[나만의 특종]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보육원 자원 봉사

등록 2010.11.18 09:00수정 2010.11.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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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하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어영부영 1학년 2학기를 보내던 도중인 지난 11월 초, 친구들과 무언가 더 보람찬 일을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함께 결정한 일은 학교 뒤에 있는 보육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과 놀아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봉사부서 활동을 통해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었고, 고등학교 때도 친구들과 요양원에서 봉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보육원 봉사활동에 대해 가볍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학교 뒤에 있는 '해성 보육원'은 수녀원 재단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입니다. 봉사활동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미리 전화통화를 한 후에 담당 수녀님과 얼굴을 마주보며 간단한 면접을 봅니다.

이때 수녀님이 가장 먼저 물으시고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질문은 "언제까지 봉사를 할 수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보육원 아이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혹은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한 번의 아픔을 겪은 아이들입니다. 따라서 몇 번 아이들에게 얼굴만 비추고 지속적으로 봉사하지 않고 떠나는 봉사자들을 보며 그들은 다시 버려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일정기간 동안 신청한 자원봉사자들은 정해진 날짜에 보육원 수녀님께서 진행하시는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 교육은 보육원의 취지에서부터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몸가짐에 대해 숙지시킵니다. 그런 뒤 각자의 방 배정을 받게 됩니다.

저는 12일 지난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 반까지, 은빛방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은빛반 아이들은 태어난 지 9개월 이하의 어린 아기들입니다. 처음 떨리는 맘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갔을 때, 저와 처음 눈이 마주친 아이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낯선 사람에게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다른 보통 가정에서 사랑을 받는 아기들은 아이 한 명 당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친척 등 여러 명의 어른들의 울타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보육원의 아이들은 봉사자 혹은 지도 선생님 한 명 당 적어도 세 명의 아이들을 관리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아직 어른의 따뜻한 품을 원하는 아기들은 서로 먼저 안기고 예쁨 받기 위해 달려옵니다.

제가 갔을 때 약간 열이 나던 아기가 있었는데 제가 안아주자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아직 말을 못하는 아기이지만 아플 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어 꼭 안아주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보육사 선생님들은 어머니처럼 다정하시면서 아버지처럼 엄격하십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아이가 잘못한 일을 했을 때는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교육을 시켜주십니다. 제가 봉사하는 '해성 보육원'에서는 외부 선생님께서 아이들 나이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해주시러 오시기도 합니다.

제 친구가 봉사하는 방은 세 살에서 네 살 정도의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방인데 머리가 좀 큰 이 아이들은 지금껏 자신들을 떠나가는 자원봉사자들을 많이 보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쉽게 봉사자에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어린이들에게는 지금의 경험이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순간적인 동정심에 봉사활동을 오는 것은 절대 아이들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단순히 자기만족에 그치는 것입니다. 보육원의 아이들이 과거의 슬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2010, 나만의 특종


덧붙이는 글 2010, 나만의 특종
#보육원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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