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아침 풍경, 진한 감동.
손희상
베트남과 라오스에서 보이는 남자의 생활이란 오토바이에 앉아 '오토바이'라고 하루에 열 마디 정도 건네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반면, 여성들은 삶의 한가운데 주저앉아서 아주 왜소한 몸으로 큰 몸짓을 풀어냅니다.
스무 살, 묘령(妙齡)의 낭만이 인생의 꽃이라면, 결혼하고 나서는 한 가정(家庭)을 책임지는 가장(家長)으로 거듭나는 듯합니다.
저녁에는 백만 년 느린 컴퓨터를 끌어안고 정보를 구하려했지만 너무나 느린 걸음걸이에, 그리고 가시지 않는 무더위에 집으로 맥주(LAO BEER) 한 병 사 들고 와서 주저앉습니다.
이번 세 번째 여행에서, 저는 익숙한 거리를 걷는다는 여유 때문인지 -본 것을 또 본다는 그런 자만심 때문인지, 너무 게으르다는 생각이 나를 안주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 여행에서 아시아를 걸으며 내 발걸음이 각인됨에 전율했습니다- 작정하고, 아무 생각 없이 다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