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특별 만찬 및 문화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만찬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
그래서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사회 곳곳에서 아드님들이 맹활약하고 계시니 얼마나 뿌듯하시겠어요. 그도 모자라 족벌언론들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또 아버지와 다르게 성공한 사업가들로 조명해 주고 있으니까요.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지, 그도 아니면 전직 대통령 아들의 후광 덕택인지 <동아일보>는 지난달 '다나 에스테이트'에 관련된 특집기사를 실었더군요. 또 한 달 전인 9월에는 <중앙일보>가 장남 재국씨의 특집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제목을 "대통령 아들로 사는 것, 너무 힘들었다"고 뽑았어요.
5000만 원을 투자해 직원 2명으로 시작한 시공사가 매출액 2000억 원에 600명이 넘는 직원의 최고 출판사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눈물겹게 묘사했더군요. 인터뷰 기사만 보면, 재국씨는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보이고요. "청와대에서 같이 산 동거인"이란 표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그런 아버지와 "일요일마다 연희동 부모님 집에서 형제들과 다 만난다, 우리는 교회에 간다고 표현한다"며 여전히 돈독함을 자랑하더군요. 재국씨 입장에서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에 억울하다는 토로도 가능하겠지만, 일반 시민들이라면 과연 그 아버지의 후광이 없었을까 의심해보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요? 왜, 막내 재만씨는 정부가 단군 이래 최대 국제 행사라고 했던 G20에 외국 술인 와인도 팔지 않았습니까.
300만 원 내고, 살림살이 좀 나아졌나요? 이토록 '공정한 사회'에서 가족들이 모두 승승장구 하고 계시니 기쁘시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자식들의 후광에 대한 의심은 상식을 갖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격'에 맞게 누구나 한 번쯤 해봐야 할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요, 추징금 때문이지요. 아직도 1672억 원이 남았다고요? 1931년 생이니 우리 나이로 올해 팔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니 꼭 다 갚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혹시 청문회 자리에 나온 후보들마냥 기억이 잘 나지 않으시나요? 그럼 기억을 되짚어 드리지요.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 '안 내는가 못 내는가' 편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본인'께서는 1995년 5·18 특별법에 불복하고 합천으로 줄행랑을 치셨지만, 결국 12·12사태와 5·18 민간인 학살로 인한 반란수괴 혐의와 불법자금 조성 혐의로 체포되는 촌극을 연출했지요.
이후 1996년 8월 1심에서 사형,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판결 받았지요.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돈을 받지 않으면 기업인들이 되레 불안을 느꼈고, 기업인들은 그 정치자금으로 정치 안정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꼈다"는 삼류소설에나 나올 법한 발언을 했더군요. 그래서 상상하기도 힘든 1조 원을 꿀꺽한 겁니까? 정치안정을 위해서?
그 후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은 뒤 2003년 추징금과 관련해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다"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납부기록이 재미있어요. 2000년 벤츠 승용차와 콘도 회원권 강제 집행, 2003년 임의납부(29만 원), 1억 7000만 원 강제 집행, 연희동 별채 강제경매(16억 4000만 원), 이순자씨 199억 5000만 원 대납, 2008년 4만 7000원 등 총 530억 원이 징수됐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