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최악의 무력충돌... 방송3사 미묘한 분석 차이

민언련, 11월 2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등록 2010.11.24 19:01수정 2010.11.2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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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최악의 무력충돌... 방송3사 미묘한 분석 차이

- KBS '계획된 도발' 강조, SBS 'NLL 둘러싼 갈등' 설명

 

23일 남북한이 서해 연평도와 인근해상에서 포격전을 벌였다. 북측이 쏜 포탄은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연평도 육상에 떨어졌고 이로인해 해병대 병사 2명이 전사하고 15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도 나왔다. 남측도 대응사격을 했으며 북측의 피해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홍기 합참 작전본부장은 "우리군이 북측의 도발원점에 대해 집중 사격을 했으므로 (북측도)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측은 22일부터 서해상에서 '호국 훈련'이라는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었고, 북측은 이 훈련은 '북침전쟁연습'이라며 항의하는 전화통지문을 수차례 보냈다. 이에 대해 남측은 '통상적 훈련'이라며 훈련을 계속했고, 포격전이 벌어진 23일 오전에는 백령도 서쪽과 연평도 남쪽을 향해(NLL 남측 지역) 사격훈련을 했다고 군 당국은 발표했다. 북측은 "(우리 측)영해에 쏘아댄 괴뢰들의 포탄은 무려 수십 발에 달한다"며 훈련한 지역이 북측 영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에도 종종 충돌을 빚어왔던 NLL을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이 민간인 지역에까지 피해를 입히는 최악의 무력충돌로 나타난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측은 NLL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북해상경계선을 서해해상분계선이라고 주장해왔다. 호국훈련이 진행된 지역은 남측이 주장하는 NLL남쪽, 북측이 주장하는 남북해상경계선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한편 휴전 이후 남북이 해상이 아닌 육상에서 포격전을 벌이고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민간인 지역에 포탄이 떨어져 주민이 다치고 집이 전소되는 등 전례 없는 상황 아래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어느 때보다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방송 3사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뉴스특보를 내보냈다. 특히 저녁종합뉴스를 평소의 2배로 편성해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는 주로 포격전이 벌어진 상황과 피해 등을 다뤘으며 포탄이 떨어진 순간과 아수라장이 된 연평도 일대의 화면을 자료로 사용했다. 북측의 해안포와 남측의 K-9등 전력에 대한 비교 등도 다뤘다. 북의 의도에 대한 분석 기사들도 있었는데 방송사마다 조금 차이가 있었다.

 

 △ MBC <연이은 도발 북한 왜 이러나?>(이호찬 기자)
△ MBC <연이은 도발 북한 왜 이러나?>(이호찬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 MBC <연이은 도발 북한 왜 이러나?>(이호찬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KBS는 북한의 공격이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후계구도 확립'과 '천암함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KBS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도발이 있을시 몇 배의 화력으로 응징하라'를 '백배의 화력으로 응징하라'고 보도했다. 지극히 민감한 상황에서 군통수권자의 발언에 대해 '오보'를 한 셈이다.

 

MBC는 남한의 호국훈련과 관련해 북측이 반발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북측의 이번 도발에 대해 '서해 지역의 불안정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한미를 협상테이블로 끌어오려는 의도', '2000년 북미 코뮤니케에서 강조한 평화체제 수립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SBS는 북한의 해안포가 정밀사격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남측에 대한 좌표정보도 부족하다며 '이러한 조건이 군사시설을 정밀 타격하지 못한 채 민간인 마을까지 이른바 묻지마 포격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방송3사 중 유일하게 'NLL'을 둘러싼 남북의 이견이 '충돌의 불씨'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남북이 주장하는 분계선을 영상을 통해 설명했다.

 

KBS <휴전 이후 첫 직접 포격>(정인성 기자)

      <규모 커지고 수법도 대담>(이민영 기자)

     

KBS <휴전 이후 첫 직접 포격>(정인성 기자)은 "6·25 이후 전시 상태에 준하는 첫 교전"이라면서 "계획과 의도가 다분한 이 도발, 어떤 속셈이 깔려 있을까?"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군 뿐만 아니라 민간인이 목표가 된 점, 해안포를 백여발이나 대량 발사한 점도 우발적인 도발이 아닌 계획적인 공격이라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라고 전한 뒤 "우리군도 즉각 대응 사격을 했고, 국지 도발에 대비한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과 마찬하기로 이번 도발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북 관계와 대미 관계의 교착 국면을 흔들어 보려는 의도",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 후계 체제 구축을 공고히 하고, 부담스런 천안함 사건을 더 큰 사건을 일으켜 덮어버리려는 의도" 등이 내포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 KBS <규모 커지고 수법도 대담>(이민영 기자)
△ KBS <규모 커지고 수법도 대담>(이민영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 KBS <규모 커지고 수법도 대담>(이민영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규모 커지고 수법도 대담>(이민영 기자)은 "북한은 이전에도 끝없는 도발을 감행해 왔다"면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수법도 대담해져 불안하다"는 앵커멘트와 함께 북한의 '대남 도발사'를 설명한 뒤 "급기야 북한은 연평도의 무고한 주민에게 포격을 가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MBC <연이은 도발 북한 왜 이러나?>(이호찬 기자)

 

MBC <연이은 도발 북한 왜 이러나?>(이호찬 기자)은 "북한의 오늘 포격은 겉으로는 남측의 호국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지만, "서해상이 아닌 연평도 섬 내부를 겨냥해 포탄을 대량 발사한 것은 군사적 대응만으로 보긴 어렵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서해 지역의 불안전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한국과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오려는 의도", "회담 재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제재 강화로 가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일 공조 체제 속에서 대북 압박 제재, 이것을 강조", "협상에 나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을 무시하는 북한 군부의 판단"이 "2단계 군사 행동으로 나아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경남대 양무진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 SBS <한반도의 화약고>(한주한 기자)
△ SBS <한반도의 화약고>(한주한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 SBS <한반도의 화약고>(한주한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또 "최근 북한이 지난 2000년 북미 공동 코뮤니케를 강조하고 있듯이, 평화 체제 수립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와 "남측 정부에 대해 남북관계 전환을 요구하는 강한 압박"일수도 있다고 전하고 "일부에서는 김정은으로의 후계 승계 과정에서 내부 주민들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과 권력 교체기, 군 내부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전했다.

 

SBS <北 해안포는?>(최호원 기자)

     <한반도의 화약고>(한주한 기자)

 

SBS <北 해안포는?>(최호원 기자)은 "북한은 서해안 지역에 사정거리 10여 km부터 30여 km에 이르는 해안포 천여 문을 설치해놓고 있다"면서 북한이 갖추고 있는 다양한 해안포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해안포는 주로 동굴 기지에 숨어 있다가 분당 6발에서 10발씩 10여 분간 사격을 하고, 다시 동굴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전하고 "우리 군은 연평도에 떨어진 100여 발의 포탄 수를 고려할 때 10문 이상이 공격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 해안포들의 정밀사격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 주요 시설에 대한 포격 좌표 정보도 부족하다"면서 "이 때문에 이번 연평도 공격에서도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하지 못한 채 민간인 마을까지 이른바 묻지마 포격을 한 것으로 추정되다"고 전했다. 또 "우리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해군을 통해 해상 도발을 하지 않고, 해안포를 내세운 육군을 통해 공격한 점에 주목하고 북한이 육해공 전 전력을 통해 추가 도발할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반도의 화약고>(한주한 기자)는 "서해지역은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불안감이 상존해 온 게 사실"이라면서 "남북한의 해상 전력이 집중돼 있는 만큼, 언제든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초긴장 상태의 서해 5도 해역에는 남북 양측의 해상 전력이 집중돼 있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한반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다"면서 NLL을 중심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의 전력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간 이견은 항상 충돌의 불씨가 되어왔다"고 전하고 "우리 정부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이 실질적인 남북 해상경계선이란 입장인 반면, 북한은 99년 1차 연평해전을 계기로 일방적으로 해상군사분계선을 선포한 뒤 NLL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며 영상을 통해 갈등을 영역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이어 "산적한 불씨 속에서 유례없는 육상포격 사태가 발생한 만큼 향후 사태 전개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11.24 19:01ⓒ 2010 OhmyNews
#방송보도 #연평도 #NLL #북한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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