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지를 잡기위해 던진 스피너를 물고 나온 배스.
김학용
스피너를 묶은 후 눈앞에 던지니 바로 입질이 온다.
'툭! 후드득~!!!' '역시 그러면 그렇지…. 흐흐흐' 헉! 그런데 딸려 나오는 놈은 평상시에 나를 반기던 얼룩무늬의 아리따운 꺽지가 아니다. 하이얀 빛으로 번쩍이는 아주 날쌘 놈이다. 올려보니 배스다. 15센티에 약간 못 미치는 어린놈이다. 연이어 끌려 나오는 놈도 또 배스. 이번엔 20센티에 가까운 놈이다. 서식한지 이제 2~3년쯤 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랬다. 수면에 피라미나 송사리의 치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 많았던 납자루, 참붕어, 피라미, 갈겨니들의 씨가 마른 것이었다. 지금은 낱마리의 피라미만 힘겹게 살고 있을 뿐, 그들의 자리를 온통 배스가 점령하고 있던 것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냇가에는 대체로 우리나라 고유의 어종들이 주를 이뤘다. 육식성 어종인 꺽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성질이 온순한 납자루, 참붕어, 피라미, 갈겨니 등이 물속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더러는 민물조개와 참게까지….
인위적 냇가 정비사업으로 물흐름 변화... 배스 서식 도운 꼴불현듯 3년 전부터 중간 보를 만들고 물막이를 하며 어도를 만든다고 바위 등을 마구 부셔대던 일들이 생각났다. 이른바 집 앞 계곡에 불어 닥친 '하천 정비사업'이었다. 냇가에 널린 꺽지의 좋은 은신처인 커다란 바위는 포클레인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렇게 평화로운 냇가에 왜 누가 배스를 유입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가장 큰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환경의 급격한 변화였다. 배스는 주로 물의 흐름이 정지된 댐이나 호수에 많이 서식하는 습성이 있다. 물의 흐름이 정체되거나 약해져 최적의 배스 서식지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