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직중인 서산 운산공고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홍성희 교사 홍교사는 학생들의 김장봉사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서순
제자들은 홍 교사를 '어머니' 같은 존재로 기억하고 있다. 음악을 전공, 교직경력 28년째인 홍 교사는 18년 전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해직되자 합법화 투쟁을 하면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된다. 지난 1993년부터 올해까지 1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게 된 것도 그 무렵 우연히 만난 제자의 부탁으로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 할머니를 보고 이를 딱하게 여겨 김장을 해다 준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홍 교사는 부임해 가는 학교마다 뜻을 함께하는 제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기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고 제자들은 자기들끼리 만날 때도 "올해 김장은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고 물을 정도로 선행을 하는 홍 교사를 닮아갔다.
현재 홍 교사가 근무하는 운산공고 학생들은 봉사활동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 김장봉사 활동에 어느 학교 학생들보다 참여율이 높다. 전체 500여 명의 학생들 중 10%가 넘는 60~70여 명이 토요일과 일요일 김장봉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홍 교사는 학생들에게 김장봉사를 시키는 것은 인성교육적 측면도 있어 이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제자들이 선생님의 선행도 알릴 겸 해서 "선생님을 위한 헌정음악회를 마련하겠다"고 하자 홍 교사는 펄쩍 뛰면서 "누굴 욕보이려 하느냐, 그게 나 혼자 한 것도 아니고 김장봉사를 위해 1박 2일 동안 3000원씩의 참가비를 내며 참가한 어린 제자들과 동료교사들,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수많은 사람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일인데 마치 내가 혼자 착한 일을 한 것처럼 떠벌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홍 교사는 "그런 일(헌정음악회)을 하고 싶으면 음악한 제자들이 시민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나 해보자"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