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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최초로 세계정원문화 쇼인 영국 첼시플라워쇼에 출품한 황지해 작가의 <해우소 가는 길> ⓒ 황지해
한국의 정원이 세계적인 정원문화 쇼인 영국 첼시플라워쇼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독일의 부가 정원박람회 학생공모전에서 한국학생이 선정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부분에서는 이번이 최초다.
한국 최초로 세계정원문화 쇼에 서게 된 작품은 황지해(환경미술가그룹 뮴 대표) 작가의 <해우소 가는 길>. <해우소...>는 한국 전통 화장실 문화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환원'과 '비움'이라는 철학적 함의를 정원 디자인으로 재해석하여 승화시킨 작품이다. 첼시플라워쇼 180년 역사에서 화장실을 정원 주제로 담아낸 것이 처음이어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첼시플라워쇼는 1827년에 시작되어 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180여 년 동안 계속돼온 정원 및 원예박람회로 정원디자이너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여겨지고 있다. 국영방송인 BBC가 행사기간 내내 생중계하는 첼시플라워쇼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을 비롯해 세계의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들이 줄지어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쇼에는 세계의 정원 및 조경관련 기업 및 바이어들과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쇼 참여업체는 1년 매출의 약 1/3을 행사기간인 5일 동안에 올릴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고.
쇼에는 세계 각국의 출품작 중 심사위원이 선정한 50여 개 작품만 사이트(구역)를 배정받아 전시한다. 출품 정원은 대형정원인 쇼가든과 4X5m크기로 어번가든, 아티슨가든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는 스몰가든으로 나눠진다. 영국왕립원예협회는 각 부분별 우수작에 대해 금, 금박, 은, 동메달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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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지해 작가 ⓒ 황지해 제공
환경조경발전재단 윤상준 박사는 "첼시플라워쇼는 꽃과 정원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파생된 산업과 정원문화의 정수라는 점에서 2013년 순천만정원박람회가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롤모델"이라며 "황 작가의 출품작이 선정된 것은 한국정원문화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첫 시발점이라는 것과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지해 작가는 "인위적이지 않고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을 지닌 한국 전통정원문화의 아름다움과 철학이 세계정원문화의 새로운 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이번 출품을 계기로 한국의 정원에 대한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각되어지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7일 출품작을 선정한 첼시플라워쇼는 12월 8일 전시 사이트를 배정했다. 한국정원인 <해우소 가는 길> 전시는 내년 5월 20일이다.
한편 일본은 80년 전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일본의 정원문화를 세계화·산업화했다. 이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도 3년 전부터 첼시플라워 쇼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중국의 정원문화를 세계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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