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폭발 참사가 일어났던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 정문에는 오규형 교수를 추모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충남시사 이정구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교수님께서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다니….""교수님은 늘 형님처럼, 친구처럼 격의 없이 대해 주셨고, 때로는 아버지처럼 저희들을 따뜻하게 감싸 주셨던 분입니다. 교수님의 그 따뜻했던 손길과 음성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데…."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의 한 실험실에서 21일 폭발사고로 숨진 고 오규형(55·소방방재학과) 교수의 제자 이승현(26· 소방방재학과)씨는 흐느끼며 말을 잊지 못했다.
21일 오후 2시30분, 호서대 아산캠퍼스 방폭시험장에서는 6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끔찍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방학임에도 오 교수의 연구를 돕기 위해 이성은(36·산업안전기술연구센터 연구원) 박사를 비롯해 이승현(26·대학원생)씨가 사고 당일 연구에 참여했다. 또 소방방재학과 선·후배 사이인 최열(22)·추소진(20)·김미화(20)씨도 연구실에서 오 교수의 연구를 함께 돕다가 사고를 당했다.
실험실과 인접한 사무실의 한 교직원은 "평소에도 연구실에서는 항상 폭발음이 들렸다"며 "이날은 평상시보다 폭발음이 더 크게 들렸지만 사고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승현씨에 따르면, 당시 실험실 안에서는 고막을 찢을 듯한 폭음과 함께 실험용기 파편이 사방으로 튀며 유리가 깨지고, 각종 기자재들이 나뒹굴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모두 정신을 잃어 외부와 단절된 상황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이승현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외부에 알렸다.
이번 사고로 오규형 교수는 현장에서 숨졌다. 이성은 박사는 용기파편으로 인한 안구부상과 화상을 심하게 입어 서울 아산병원에 후송돼 치료중이다.
이날 함께 실험에 참여했던 이승현·최열·추소진·김미화씨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학생들은 사고 당일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청각장애가 심했지만, 사고 이틀째부터 서서히 회복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로 인한 또 다른 후유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 병원 측에서는 치료를 하면서 좀 더 지켜보자는 소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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