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방역당국과 축산 농가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했음에도, 구제역 의심신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5일 충남 당진과 보령 축산농가에서 각각 도내 5번째와 6번째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당진 합덕에 있는 한 돼지농장에서 모돈 20마리의 콧등에 물집이 생기고 식욕부진과 기립불능 증상을 보인다며 가축위생연구소당진지소에 구제역 의심 신고를 했다. 이 농장에서는 번식돈(1504마리)을 포함 모두 8965마리의 돼지를 사육중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경에는 보령시 천북면 모 농장주가 '돼지 5마리가 상피조직 탈락 등 증상을 보인다'며 방역본부에 신고했다. 이 농장에서는 돼지 500마리와 한우 40마리를 사육중이며, 지난 2일 구제역이 발생한 곳과 7.5km 떨어져 있다. 즉 구제역 방역 및 경계지역으로 설정된 곳에까지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들 의심돼지에 대한 확정판정은 6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나, 증상으로 볼 때 양성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태다.
확산 조짐에 축산농가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충남의 경우, 지난 2일 천안시 수신면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젖소 73두를 살처분한 이후 천안 병천면에서 돼지 2차 발생(살처분 돼지 3500두), 3차 보령시 천북면(살처분 돼지 한우 2만3000두), 4차 천안시 병천면(젖소 한우 등 69두 살처분) 등으로 의심신고가 접수된 모든 건이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았다.
신고가 접수되자 방역당국은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출동시켜 이동을 차단하고 방역조치와 함께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당진 돼지농장의 경우,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를 살처분한 상태다.
문제는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긴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대규모 축산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충남 당진에까지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있다. 충남도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재난본부장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천안과 보령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사료공급 특별조치, 방역초소 설치 등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런데도 구제역이 확산조짐을 보이자 허탈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축산농가들은 가축시장 폐쇄 조치를 감내하는 등 수 개월째 버텨왔음에도, 구제역이 오히려 확산 조짐을 보이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허망해 하고 있다.
축산메카 홍성과 종축개량 메카 서산, '초긴장'
충남도는 구제역이 충남 전 시군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축산관련 타 지역 외부 유입차량 및 사람 소독을 이중 삼중으로 강화했다. 또 하루 1회 이상 도 단위 이행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최대 축산단지로 불리는 홍성지역(우제류 54만5000마리)에 대해서는 백신접종을 우선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충남도는 홍성지역에 한해 항공방역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이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데다 배합사료공장 및 집유장 등 축산기반시설이 많아 가축 및 차량, 축산물 등의 빈번한 이동으로 질병유입 가능성 높다"며 방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는 지난 4일 도청 구제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게 차단방역 지휘차량 16대와 통제초소 확대설치에 따른 운영비 지원 등을 별도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유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충남은 전북과 전남으로의 확산방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곳"이라며 "주요 거점에 대해 백신 접종을 벌이고 있어 다음 주까지가 구제역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보령과 의심신고를 해온 당진 인근에는 축산메카로 꼽히는 충남 홍성과 우리나라 종축개량 메카인 서산한우개량사업소, 천안국립축산과학원 등이 있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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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뻥' 뚫린 충남...당진·보령서 추가 '의심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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