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을 원하는 나는 쥐새끼 그리고 쥐떼들이냐? 시민에 대한 무지와 모욕, 거의 망발 수준이다. 오세훈 시장은 무지몽매한 논쟁의 불씨를 억지로 살리려 하지 말고 길에 눈이나 치워주길…."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이 트위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쥐덫 위의 공짜 치즈론'에 대해 일격을 가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까지 몰고 가면서 민심을 거스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갈수록 가관"이라며 "오세훈 시장은 스스로 덫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에 문제의 발언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23일 오세훈 시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한 편의 글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무상급식을 두고 "망국적 포퓰리즘" "주민투표에서 지더라도 팔뚝을 넣어 무상급식 확산 둑이 터지는 것을 막겠다" 등 잇따라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을 쏟아내며 '친환경 무상급식 막말 퍼레이드'를 펼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무상급식은 작은 종양"이라며 "치유하기 어려운 암으로 발전하기 전에 나쁜 복지의 종양은 지금 우리 손으로 직접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번지르르한 구호와 선동에 시민들은 속지 않는다는 것을 주민투표를 통해 보여 달라"라며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오 시장은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달콤한 혜택만을 말하고 그와 함께 마땅히 따라오는 증세 얘기는 쏙 빼서 감추고 있는 무책임한 복지"라며 "민주당이 소득 구분 없는 공짜 복지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증세에 대해 함구하는 뼈아픈 이유는 돈 봉투 쥐어줄 계층과 돈 봉투 찍어내는 계층이 겹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무상복지는 중산층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무차별적 공짜 복지에 소요되는 비용을 16조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으로는 최소 40조 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자그마치 서울시 2년치 예산이고, 일단 시행되면 중단할 수도 없거니와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또한 "무상복지 시리즈는 안 그래도 힘든 서민을 더 못살게 하는 서민 무시 복지"라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표 떨어지는 게 두려워서 간접세 증세를 들고 나올 수 있다, 간접세는 소득 구분 없이 무차별적으로 부과되므로 소득의 역진 현상을 초래한다, 물가가 오르면서 거꾸로 가는 나쁜 복지가 된다"고 전했다.
그는 "무차별적 전면무상급식은 작은 종양에 불과하다"며 "복지병에 신음하는 유럽·일본의 시행착오를 뻔히 지켜보고도 치유하기 어려운 암으로 키워서야 되겠습니까, 나쁜 복지의 종양은 지금 우리 손으로 직접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복지 재정 증가에 따른 부채 증가분을 경제성장을 통해 흡수하고, 세수를 늘려서 적자재정을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복지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시민들을 향해 "나랏돈으로 생색내는 데 거리낌이 없는 정치권의 못된 습성을 간파할 수 있는 밝은 분별력을 보여주십시오, 잔칫날 부엌에서 묵묵히 일하는 며느리와 음식을 나누어주며 인심 쓰는 데만 열중하는 며느리를 구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빛깔 좋고 먹음직스러운 치즈 밑엔 다음 세대와 서울의 미래에 족쇄를 채우는 무서운 진실이 있다"며 "겉만 번지르르한 구호와 선동에 시민들이 결코 속지 않는다는 것을 주민투표를 통해 보여주십시오, 이제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실 때"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 갈수록 가관... 스스로 덫 치는 것"
이 글을 읽은 전문가들과 민주당은 발끈했다. 무지몽매한 논쟁에 대해 억지로 불씨를 살리려 하지 말라며 무상급식을 비롯한 무상복지를 두고 무조건 '세금 폭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권 행보일 뿐이라는 게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오세훈 시장이 종양"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해 온 학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상이(제주대 의대 교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오세훈 시장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보편적 복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서울은 불행해질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남유럽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은 것을 두고 복지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경제구조가 취약해서 그런 것"이라며 "보편적 복지를 잘 하고 있는 국가들은 오히려 2008년 금융위기를 잘 넘기고 경제 성장을 더 잘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와 같은 복지가 잘 되면 경제에 활력이 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편적 복지는 세금 폭탄으로 이어진다"는 오세훈 시장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보편적 복지는 중산층과 서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게 아니다"라며 "소득 상위 10%를 대상으로 사회연대적이고 누진적으로 세금을 매기면, 중산층과 서민은 보편적 복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비판을 받은 민주당은 "오 시장은 갈수록 가관이다, 스스로 덫을 치는 것"(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이라고 비판했다.
무상복지 시리즈 발표를 주도하는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 '서울 시민은 무엇을 원하는가', '한정된 재원을 잘 배분하고 있는가' 등은 전혀 살펴보지 않고, 경망스럽게 '세금폭탄'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인 색깔 공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오히려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이야말로 겉만 번지르르하고 시민들을 오도하는 정책"이라며 "자신의 대권행보를 위해서 민주당의 복지 정책을 폄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복지관을 밝히고 논쟁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트위터 사용자들 "우리 사회의 종양은 무개념 정치인들"
이날 트위터 사용자들도 무상급식과 무상복지를 "종양"과 "쥐덫 위의 공짜 치즈"로 비유한 것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히려 '사회적 암'이라는 뜻으로 "오세암"(아이디 '@geodaran'), "오종양"('@tongilcorea')이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cbrall'은 "오세훈 시장은 말기 '대권 밝힘' 종양 환자"라며 "우리 사회의 종양은 무개념 정치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doha0422'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자신이 해 온 개발정책에 쏟아 부은 세금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고,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y_hwany)는 "(무상급식이 종양이라면) 오 시장의 토목사업은 당장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고속도로 충돌사고인가?"라고 비판했다.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your_rights)은 "무상급식을 원하는 나는 쥐새끼 그리고 쥐떼들이냐", "치즈를 즐기는 그 쥐는 어느 나라 쥐?", "시민에 대한 무지와 모욕, 거의 망발 수준", "무지몽매한 논쟁 억지로 불씨 살리려 말고 길에 눈이나 치워주길"이라고 지적했다.
2011.01.23 17:02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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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원하는 우리가 쥐떼들?" 오세훈 '쥐덫 위의 공짜 치즈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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