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선장 '해군 총알' 악성 유언비어라더니...

경찰 "우리 해군 탄환으로 추정"... '누리꾼 비난'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 논란

등록 2011.02.07 14:32수정 2011.02.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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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7일 오후 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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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 (왼쪽) ⓒ 남소연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 (왼쪽) ⓒ 남소연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설 연휴 동안에 낸 논평으로 인해 구설에 올랐다.

 

안 대변인은 5일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이 우리 UDT 대원의 총에 맞았다"는 주장을 편 누리꾼들을 나무라는 논평을 냈는데, 경찰 수사 결과 누리꾼들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남해지방경찰청 김충규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은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중 우리가 3발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작전 당시 해군의 링스헬기가 삼호주얼리호 선상을 향해 총격을 많이 쏘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배에 불도 났고 어두운 새벽이었다"며 총격 당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서는 지난달 30일 무렵부터 '석 선장 과연 해적이 쐈나'라는 제목으로 석 선장이 아군의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해적들이 주로 소지한 AK 소총의 경우 근접거리에서 쏘면 관통상이 생기는데, 석 선장의 몸에 총탄이 박힌 정황이 "소총보다 강도 낮은 화기에 의한 총상일 수도 있다"는 누리꾼들의 의문을 증폭시킨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5일 오후 장문의 논평을 통해 이러한 누리꾼들을 비난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터무니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석해균 선장에 대해서 우리 UDT 대원이 사격을 했다는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과연 이것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그런데도 버젓이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지난 연말부터 구제역이 미국산 소 수입을 위해서 미국 측에서 퍼뜨렸느니, 또는 우리 정부가 퍼뜨렸느니 식의 악성 유언비어를 퍼트린 사람들로 생각된다. 또 천안함 사건 때는 북한이 아닌 다른 세력, 미국이니 우리 군이니 하는 별의별 음모론을 인터넷에 퍼뜨렸다. 문제는 이런 음모론을 믿는 국민들이 일부나마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안타깝다. 석해균 선장에게 우리 군 UDT가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은 찾아서 사법처리를 해야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했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간첩의 소행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들도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유언비어 유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향후 국회가 열리면 국회 차원에서 또 당 차원에서 대응을 논의해 나가도록 하겠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 발표는 안 대변인이 비난한 누리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 때문에 안 대변인의 당시 논평에 대해 인터넷에는 "KBS 기자를 계속 하고 있었다면 이런 논평을 어떻게 보도했겠냐?", "요즘은 정부 말보다 인터넷이 더 정확하다"는 등 비꼬는 반응들이 많다.

 

" 결국 4발 가운데서 3발은 해적이 쏜 것 아니냐?"

 

안 대변인은 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논평의 취지는 불확실한 사실을 무차별 유포한 누리꾼들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5일 석 선장 관련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들을 비난하는 논평을 낸 배경은?

"서울에 고향(전남 목포) 출신 친척들이 많아서 설 연휴 동안에 한 번 모였는데, 대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인터넷에 그런 얘기가 떠돈다'는 얘기를 꺼냈다. 그 자리의 대체적인 여론이 '이명박 정부가 좋고 싫고 떠나서 이건 아니다'는 의견이 많았길래 논평을 내게 됐다."

 

- 그러나 경찰이 누리꾼들의 주장이 맞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나도 지금 인터넷에 올라온 (경찰 발표) 기사들을 보고 있다. 경찰 발표는 석 선장이 맞은 4발 중 1발이 우리 군의 유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분석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4발 가운데서 3발은 해적이 쏜 것 아니냐? 그러나 상당수 누리꾼들은 우리 UDT가 석 선장을 향해 직접 쏜 것처럼, UDT가 마치 석 선장에게 중상을 입힌 원인제공자인 것인 것처럼 묘사했다."

 

- "해적들이 근접거리에서 쏜 소총으로는 사람 몸에 총알이 박힐 수 없다"는 근거로 '합리적인 의심'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인터넷에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해적이 아니라 우리 군이 선장을 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해적이 석 선장을 쐈다'는 갑판장 증언까지 나왔으니 당연히 해적이 다 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어쨌든 5일 논평을 비난하는 누리꾼 의견이 많다.

"논평의 취지는 확실치 않은 사실을 무차별로 유포한 누리꾼들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석 선장이 피격된 사건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데, 인터넷이라는 게 유포성이 강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인터넷 등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뜻은 아니지만, 가수 타블로가 학력을 조작했다는 일부 누리꾼들의 의혹 제기도 얼마나 파장이 컸나?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아직까지 자기들이 맞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의혹 규명보다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의혹은 모조리 유언비어로 몰아붙이는 행위는 공당이 취할 태도는 아닌 것"이라며 "정당한 의혹 제기 마저도 '갈등을 부추기는 간첩 소행'으로 빗대며 '사법처리' 운운하는 논평으로 몰아붙였던 안 대변인은 누리꾼들에 대한 색깔 공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안형환 #석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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