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프린세스> 시청률 하락, 무엇 때문일까

김태희와 송승헌의 사랑은 진척 없고, 악역은 있으나 마나

등록 2011.02.16 09:38수정 2011.02.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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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김태희
마이 프린세스김태희iMBC

MBC수목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는 초반 김태희의 연기변신을 통해 경쟁드라마인 SBS <싸인>과 KBS <프레지던트>를 앞서나갔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청률은 역전되고 말았죠. 바로 <싸인>이 점점 격차를 벌이면서 <마이 프린세스>를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에요.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시청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싸인>은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돌파한 반면 <마이 프린세스>는 15%대로 정체되어 있는 상태예요. 초반 기세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아쉬운 결과가 되고 말았어요.

<마이 프린세스>가 이렇게 <싸인>에게 시청률 경쟁에서 밀리게 된 것은, 초반 김태희와 송승헌이 몰고 온 상승세를 드라마 극본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했어요. 이 드라마에서 승자는 주연을 맡은 송승헌과 김태희라고 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김태희의 연기변신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죠.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 변신만으로 계속해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죠. 배우들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을 때 적절하게 극본이 따라 가주어야만 드라마 캐릭터도 확실한 성격을 가지고 힘을 받게 되죠.

하지만 <마이 프린세스>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치고나가야 될 시점에서 부실한 극본 때문에 완전히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극본이 부실해지면서 초반 확실한 좌충우돌 캐릭터를 선보였던 김태희의 매력마저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특히 이설(김태희)과 해영(송승헌)이 서로 좋아하면서도 더 이상 확실하게 어떤 로맨스를 전개시키지 못한 점은 뼈아픈 실책이 되고 말았죠. 두 사람의 로맨스가 느슨해지면서 주인공 캐릭터 자체가 초반부를 제외하면 제 성격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여기에다 황실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사건들이 그렇게 치밀하지 못해요. 이설이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증손녀란 사실이 알려진 후에 벌어지는 사건에서 더 그렇죠. 황실재건이 소원인 대한그룹회장(이순재), 여기에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것을 바라보는 대통령 김영찬(이성민)과 금자당 총재 소순우(이대연) 등이 보여준 암투극은 지나치게 작위적인 설정이에요. 황실재건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와 야합 등이 지나칠 정도로 비현실적인 모습이란 것이죠.

개연성 없는 이야기 때문에 악역의 존재감 사라졌다

마이 프린세스 박예진
마이 프린세스박예진iMBC

결국 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은 시청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게 흐르고 있어요. 한마디로 드라마 스토리에 개연성이 없어지면서 시청자들의 초반 관심을 갉아먹고 있는 중이죠.


이렇게 어려운 이설의 현실에서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해영뿐이죠. 그런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혀 진척이 없어요. 황실재건이란 정치적인 목적이 끼게 되면서 로맨스의 중심을 이루어야할 두 사람의 관계설정이 점점 애매모호해졌어요. 이러다보니 16부작 중에 12부가 진행된 지점까지 두 사람의 로맨스는 지지부진해요. 드라마에서 가장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부분이 극의 중심이 되지 못한 것은 분명 큰 패착이라 할 수 있어요.

여기에다 드라마에서 억지 설정이 남발되면서 가장 큰 치명타를 입은 캐릭터가 바로 악역 윤주 역의 박예진이에요. 극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이설과 해영이 로맨스로 갈 때 극에 임팩트를 주어야하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죠. 오히려 너무나 억지스럽고 진부한 극의 설정 때문에 악역이 악역스럽지 않은 상황까지 발생하고 말았어요. 이는 박예진의 극중 존재감을 축소시키고 말았죠.


결국 황실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전혀 흥미롭지도 못하고, 해영과 이설의 사랑 이야기도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 여기에다 악역으로 시청자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아야할 윤주의 캐릭터마저 죽어버리면서, 드라마의 재미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말았어요.

경쟁드라마 <싸인>이 급하게 장항준 감독을 작가로 합류시키면서 탄탄한 구성으로 시청률 역전을 거둔 것과 비교 되죠. 경쟁드라마가 약점을 재빠르게 보완해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때, <마이프린세스>는 초반 인기에 함몰되어 대응이 발 빠르지 못했단 것이에요.

이런 어려움을 벗어나고자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를 <마이 프린세스>에 크리에이티브 작가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었어요. 과연 얼마나 김은숙 작가의 힘이 통할지는 모르지만 이미 시청률 20%를 넘어가면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는 SBS드라마 <싸인>을 따라잡기에는 정말 쉬워 보이지 않아요. 

이유는 <마이 프린세스>가 총 16부작 중 이미 12부를 끝마친 상태이기 때문이죠. 초반부 김태희의 엉뚱 발랄 한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호응을 얻었을 때, 조금만 제대로 된 해결책만 뒷받침되었다면 초반부 상승세를 완전히 굳혀 갈 수 있었기에 상당히 안타까워요.

이제 어떤 다른 초강수를 둔다고 해도 종영이 가까워진 드라마임을 감안하면 시청률 역전이 어려워 보여요. 1회부터 드라마를 챙겨봤던 팬으로서 안타까운 대목이에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이 프린세스 #김태희 #박예진 #송승헌 #무비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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