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청소노동자들의 쉼터. 계단 밑에 판자로 겨우 바람을 막을 정도의 비좁은 공간이다. 그러나 한의대는 4일 오전 전기마저 끊어버렸다.
조정훈
그러나 학교 측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노조의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고 고용승계 문제는 새로 선정되는 용역업체가 결정할 문제이지 학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류인우 행정처장은 "두 번의 유찰로 인해 지금은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며 용역업체가 4가지 조건을 요구해 와 검토중에 있다"고 말하면서 "토요일 휴무로 인해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부분(기사 <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이 제일 무서웠다> 참조)에 대해서는 학교 측이 업체에 보전해 주고, 인원 미충원시 1인당 20만원의 지체상금을 1일 인건비로 완화하는 등 조건을 완화하려 한다. 그러나 고용문제는 우리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들은 대구한의대가 제시한 입찰금액에 계약하면 무조건 적자라고 말한다. 이번 수의계약 대상업체로 거론되는 대구의 한 업체 대표는 "학교측이 우리가 노조때문에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그건 핑계다. 회사는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인데 계약하면 무조건 적자인 입찰을 누가 하겠나? 수의계약에 참가해 달라는 말은 들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로 계약이 끝난 용역업체의 김 아무개 대표도 학교 측이 너무 경직돼 있다고 말했다. 보통 1년 계약하면 1년 더 연장하는 게 관례인데 기존 인력을 전부 고용하는 조건으로 견적을 8억 넣었더니 학교 측이 예산절감이 필요하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학교가 요구한 입찰금액은 5억5천만원 이하였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적자를 보면서도 최저임금이 인상된 금년 1, 2월 인상분을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았지만 학교 측이 보전해 주지 않았다며 "금년에는 임금과 복지부분을 확보해서 샤워실도 만들어주고 쉼터도 개선하는 등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었는데 턱없이 낮은 금액이라 계약을 포기했다"고 말하고 홍익대보다 낮은 근로조건인데도 학교 측이 양보하지 않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일반노조 김대식 사무국장은 "학교는 노조때문에 용역업체가 계약을 회피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며 "대체인력을 투입할 게 아니라 그동안 고생한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을 학교가 직접 고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