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온전한 신라시대의 당간이라니

보물 제256호 갑사 철당간, 고맙다

등록 2011.03.27 14:40수정 2011.03.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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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당간 공주 갑사에 세워져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철당간. 보물 제256호리다 ⓒ 하주성

▲ 철당간 공주 갑사에 세워져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철당간. 보물 제256호리다 ⓒ 하주성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 소재하고 있는 갑사를 찾을 때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바로 철당간이다. 보물 제256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철당간은 신라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갑사가 의상대사가 일으킨 화엄종 10대 사찰의 하나였다는 점과 받침돌에 새겨진 안상 등을 보고 추정을 한 것이다.

 

당과 당간지주가 이렇게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많지가 않다. 갑사의 철당간은 지름 50cm의 철통 24개를 이어놓은 것으로 그 높이가 15m에 달한다. 그러나 1893년에 네 개의 철통이 부러져 처음보다는 낮아졌다고 한다. 천년 세월을 그렇게 갑사로 들어가는 길목 우측 숲에 서 있는 철당간. 그 햇수를 보아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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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단과 지주 받침돌인 기단과 당간을 지탱하는 지주 ⓒ 하주성

▲ 기단과 지주 받침돌인 기단과 당간을 지탱하는 지주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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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단 두개의 직사각형 동을 마주하여 기단을 꾸몄다. 돌을 고정시켰던 자국이 남아있다 ⓒ 하주성

▲ 기단 두개의 직사각형 동을 마주하여 기단을 꾸몄다. 돌을 고정시켰던 자국이 남아있다 ⓒ 하주성

볼 때마다 경이롭다

 

철당간이란 당을 다는 쇠로 만든 깃대를 말한다. 당은 절 앞에 세워 부처나 보살의 공덕을 표시한다. 또한 사악한 것이 범접치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갖고 있어, 대개 절의 입구 쪽에 세워놓는다. 이 당을 달아놓는 것이 당간이며, 그 양편에는 당간을 지탱할 수 있도록 지주를 세우게 된다.

 

전국적으로 많은 당간지주가 남아있지만, 이렇게 당간과 함께 남아 있는 것은 많지가 않다. 그래서 갑사의 철당간과 지주가 더 없이 소중한 것이다. 지난 13일, 갑사를 답사하던 날도 이 당간을 빠트리지 않았다. 그동안의 변화가 궁금해서이다. 이렇게 문화재를 가끔씩 다시 만나다 보면, 조금씩 바뀐 형태가 보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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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당간 지름 50cm의 철통을 이어 올렸다. 양편에 지주는 투박한 형태이다 ⓒ 하주성

▲ 철당간 지름 50cm의 철통을 이어 올렸다. 양편에 지주는 투박한 형태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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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 기단은 4면에 안상이 새겨져 있아. 이런 형태로 보아 통일신라 중기에 조성한 당간으로 보인다 ⓒ 하주성

▲ 안상 기단은 4면에 안상이 새겨져 있아. 이런 형태로 보아 통일신라 중기에 조성한 당간으로 보인다 ⓒ 하주성

돌과 쇠로 구성된 갑사당간

 

갑사의 당간은 받침과 지주를 돌로 세웠다. 받침돌은 두 장의 돌을 마주하여 그 중앙에 당간지주를 세워놓았다. 받침돌인 기단의 사면에는 안상을 새겨놓았다. 직사각형의 두 장의 돌을 붙여놓아 전체적인 모습은 방형이다. 기단부인 받침돌에는 두 개의 돌을 움직이지 않도록 쇠로 고정시켜 놓았던 자국이 남아 있다.

 

중앙에는 두 개의 석주를 세웠는데, 동 서로 마주하고 있다. 당간지주인 석주는 꾸밈이 없이 소박한 모습이다. 이 당간지주를 조성할 때의 흔적들을 갈아내지 않아 투박한 모습 그대로이다. 기둥의 머리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안쪽에는 구멍을 뜷어 당간을 고정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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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 철통 28개를 이어서 당간을 조성했으나, 4개의 쇠통이 떨어져 나갔다 ⓒ 하주성

▲ 당간 철통 28개를 이어서 당간을 조성했으나, 4개의 쇠통이 떨어져 나갔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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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쇠 당간지주의 안쪽에 구멍을 뜷고 쇠로 당간과 연결해 놓았다 ⓒ 하주성

▲ 이음쇠 당간지주의 안쪽에 구멍을 뜷고 쇠로 당간과 연결해 놓았다 ⓒ 하주성

천년 세월 그대로, 장하다

 

이 당간을 세운 시기를 통일신라 전기인 문무왕 때로 보고 있다. 문무왕 20년인 680년에 세웠다고 하지만, 받침돌에 새겨진 안상이나 그 형태로 보아 통일신라 중기에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간은 처음에는 28숙을 상징하는 28개의 철통을 연결하여 높이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고종 30년인 1893년에 벼락을 맞아 4개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하는 갑사 철당간. 그 오랜 시간을 한 자리에 서서 이렇게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비바람에 부식이 되어도 많이 되었을 것 같은데도,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이다.

 

아마도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서 갑사를 찾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늘 이렇게 오랜 시간 한자리에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문화재에서, 세상을 변함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으니.

2011.03.27 14:40 ⓒ 2011 OhmyNews
#철당간 #보물 #통일신라 #공주 #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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