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엄기영에 '매머드급 선대위'로 맞불

[현장] 선대위 출범식 참석한 이광재 전 지사 부모 "한 갚으려면 최문순이 이겨야"

등록 2011.04.04 18:29수정 2011.04.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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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선대위 발대식 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민주당 원주정당사무소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선대위 발대식'에서 손학규 대표와 최문순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 지도부가 손을 들어보이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권우성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가 4일 출범했다.

최문순 후보가 "강원도에서 이만한 규모의 선대본부가 생긴 게 처음이다, 꿈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드림팀'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할 만큼, 최 후보의 선거를 돕기 위한 선거대책위원회의 면면은 화려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박지원 원내대표·이창복 전 의원, 천정배 최고위원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나섰고, 최종원 강원도당위원장, 조일현·이화영 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 대변인 출신 우상호 전 의원이 공동대변인으로 참여하고, 이인영 최고위원과 임종석 전 의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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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보궐선거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강원도 원주 정당사무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최 후보는 "이명박 정권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돼 철원·양양·속초 등이 모두 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지혁균형발전이 깨지면서 원주 등의 도시들은 혁신 도시라는 이름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됐다"며 "강원도에서 꼭 이겨 내년 정권교체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천정배 최고위원, 이낙연 사무총장, 우상호 전 의원 등이 함께 자리했다. 뿐만 아니라 이광재 전 지사의 부모님도 참석해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최 후보는 이 전 지사의 부모님을 향해 "이광재 전 지사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고 약속하며 "당의 장수인 손 대표가 나선 이번 선거에서 지면 다 죽는다, 4:0으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이날 평창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국민참여선거인단 대회를 언급하며 "참 애쓴다, 고생많다"면서 "누구를 뽑더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경선 결과 엄기영 전 MBC 사장이 뽑힘에 따라 '전 MBC 사장 간'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여론은 박빙이다. 지난 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더플랜'과 <프레시안>이 강원도 거주 19세 이상 성인 102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엄기영-최문순 양자대결 시 지지율은 각각 47.6%와 40.3%로, 두 후보간 격차는 7.3%포인트차로 나타났다.전화면접방식(ARS),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는 지난 3월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엄 후보는 2.9% 포인트의 지지율이 하락한 결과고, 최 후보는 3.3%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다.

"선거 초반에 원주와 춘천에서 바람을 일으킬 것"


이날 선대위 출범식이 열린 곳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심판' 바람의 진원지였던 원주였다. 지난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입지가 대구·오송으로 결정되면서 생긴 원주 시민들의 집권여당에 대한 실망감은 이광재 전 지사가 최초로 민주당 소속으로 강원도지사에 당선되는 원동력이 됐다.

우상호 공동대변인은 "선거 초반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춘천과 원주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원주는 이 전 지사의 주요 거점이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좋은 득표를 얻은 지역이어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손 대표의 분당 출마로 재보궐선거에 정치적 성격이 강화된 만큼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며 "특히 강원도는 이 전 지사가 정치적 이유로 낙마한 상징성이 있는 만큼 당력을 모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4일로 선대위 출범식 날짜를 잡은 것도, 한나라당 측 강원도지사 후보가 확정되는 것에 맞불을 놓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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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선대위 발대식'에서 분당을 국회의원에 출마한 손학규 대표와 강원도지사에 출마한 최문순 후보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이 같은 '바람몰이'를 거들기 위해 분당에서 바쁜 유세 일정을 소화하던 중 강원도를 찾은 손학규 대표는 "분당을 출마를 결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게 강원도지사 선거였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분당을 포기하면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하겠느냐'는 생각을 줄 수 있어 꼭 분당에서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광재의 뒤를 이을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제 강원도의 운이 틔었다"며 "이광재 전 지사는 최문순을 꼭 강원도지사로 만들어 강원도민의 꿈을 펴겠다는 뜻이 확고하다, 부모님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지향하는 '서민이 행복하고 중산층이 행복한 사회'를 강원도에서부터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광재가 살아나고 강원도의 자존심이 살아나 잘사는 강원도를 최문순과 함께 만들어내자"고 소리 높였다.

이광재 전 지사 부모님 참석... "한 갚으려면 최문순이 이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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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부모님인 이강원씨와 연영순씨(앞줄 왼쪽)가 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민주당 원주정당사무소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선대위 발대식'에서 최문순 후보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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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전 지사 아버지의 '눈물' 이광재 전 지사의 아버지인 이강원씨(70)가 4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민주당 원주정당사무소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했다가 최문순 후보의 부축을 받으며 가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광재를 부활시켜서 강원도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느냐"며 "최 후보는 MBC 사장이 됐을 때 사원들에게 '문순씨'라 불러달라고 할 만큼, 자기의 영달을 위한 자리로 삼지 않고 사원들과 함께 하려 했다"며 최 후보를 띄웠다.

천 최고위원은 또 "'최고다, 문순씨, 순도 100% 헌신과 열정을 갖춘 강원도 새 지도자'"라며 '최문순'을 두고 삼행시를 짓기도 했다.

최 후보와 함께 도지사 경선을 치른 이화영 공동선대위원장은 "강원도에서 여러번 선거를 치러본 경험에 의하면 영동지역에서 얼마나 표를 얻느냐가 관건"이라며 "내일부터 한명숙 전 총리가 영동지방을 찾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이 전 지사가 얻은 표 이상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 함께한 이광재 전 지사의 아버지 이강원씨는 최 후보를 부여안고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강원씨는 "광재 때문에 이런 일(재보궐선거)이 생겨서 평창에 있다가 발족식 소식을 듣고 급히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지방선거 직전 한나라당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지난 1일까지 병원에 있다가 퇴원해 현재도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모습이었다.

이 전 지사의 어머니 연명순씨는 "아들은 정권에게 당하고 아버지는 한나라당에 당했다"며 "이 한을 갚으려면 최 후보가 이기는 길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 후보는 5일 태백과 정선 지역을 방문해 강원지사 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될 영동지역 표심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최문순 #엄기영 #강원도지사 #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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